[우크라 긴장고조] 운명 가를 결정적 한주 시작(종합)
"16일 러시아 침공" 미국발 보도…20일엔 러 훈련 종료·올림픽 폐막
유럽 정상 '막판' 외교적 노력 이번주 집중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짙어질 때로 짙어진 전운에 휩싸인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가를 한 주가 시작됐다.
각국이 외교적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가운데 '결정적'인 날짜가 하나둘 코앞으로 닥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3일 "전쟁, 평화, 교착상태 등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앞으로의 한 주에 달렸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걸린 결정적인 한 주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이언 켈리 노스웨스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AP에 "앞으로 한 열흘 정도가 결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공개한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일이 바로 이번주 수요일(16일)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에 있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2월16일'을 러시아의 'D-데이'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첩보를 근거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 자국 민간인뿐 아니라 외교관 직원들까지 철수를 명령한 상태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10여개국도 우크라이나의 자국민을 향해 철수 사이렌을 울렸다.
우크라이나의 북쪽 국경과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에서 러시아가 진행 중인 합동 군사훈련은 일요일인 20일 마무리된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북쪽에 군사 자원을 대거 배치했다. 서방이 러시아의 훈련 의도를 의심하는 이유다.
그러나 러시아는 훈련을 마친 뒤 군이 자국 기지로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훈련이 종료됐을 때 러시아군의 총구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날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같은 20일 폐막한다.
이번 올림픽은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친밀한 중국에서 열리고 있어 러시아의 침공을 일부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미국은 이런 점을 역이용해 러시아가 올림픽 기간에도 얼마든지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파국을 막기 위한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등의 외교적 노력도 이번주에 이어진다.
별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지난 12일 약 1시간가량 통화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가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자국으로 공식 초청했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확약 등 러시아의 안전보장책 요구를 거절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금주 중 공식 반응을 내놓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시 동맹의 병력을 활용, 크림반도 반환 작전에 나선다면 러시아와 나토가 갈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의 역할도 주목된다. 러시아의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직접 연결돼 있는 독일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와 관련한 제재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음날인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연이어 만나 이같은 국내외의 비판을 일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곧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숄츠 총리의 15일 러시아 방문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독일 뮌헨에서 18∼20일 열리는 국제 안보 콘퍼런스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회의에는 캐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유럽 최고위급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을 긴급히 요청한 상태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최근 군사력을 집결한 이유를 해명하라고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면서 "OSCE가 추구하는 안보의 불가분성을 러시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군사적인 투명성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