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러시아의 'D-데이'는 정말 2월16일일까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간)부터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의 북쪽으로 국경을 접한 나라로 러시아와 매우 우호적입니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했을 때 지상군이 밀고 사용할 수 있는 유력한 경로로 지목됩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양국의 군사 협력을 도모하는 일상적인 훈련일 뿐이라지만 현재 고조하는 군사적 위기와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적은 듯합니다.
'연합된 결의 2022'로 명명된 이번 훈련엔 러시아군 3만명과 벨라루스군 대부분이 참여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판치리-S 대공방어시스템, 4세대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5, 공격기 Su-25SM 등 핵심 전력자산을 대거 훈련에 투입했습니다.
러시아의 강한 부정에도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는 점점 구체화하고 있는 흐름입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D-데이'가 2월16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사이버 공격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고 이에 맞춰 러시아 지상군이 2월16일 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겁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12일 긴급히 전화통화했지만 불씨를 끄지는 못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러시아가 신속하고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안보 보장에 관한 생각을 전했지만, 불행히도 러시아의 주요 우려 사항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화통화는 푸틴 대통령이 먼저 14일에 하자고 희망했지만, 미국 측이 더 앞당기자고 제안하면서 이뤄졌습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것이라는 '미국의 히스테리' 탓에 통화가 이틀 앞당겨졌다고 탓했습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에 미국도 본격적으로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2일 미군 최정예 부대 82공수사단 1천700명을 벨라루스와 인접한 폴란드에 배치한 데 이어 3천명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독일 주둔 미군 1천명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로 전환 배치했습니다.
당장 내일 전쟁이 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임계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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