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렌치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법정행 문턱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마테오 렌치 상원의원이 불법 정치 자금 혐의로 법정에 설 위기에 놓였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피렌체 검찰은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가 있다며 렌치 전 총리의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렌치 전 총리와 함께 정치 활동을 해온 장관 출신 정치인 2명과 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기업인 등 다른 10명도 기소가 청구됐다.
피렌체 시장 출신인 렌치 전 총리는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이 집권한 때인 2014년 역대 최연소(39세)로 총리직에 올라 2016년까지 2년간 내각을 이끌었다.
이후 원내 제1당 오성운동(M5S)과 민주당 간 연립정부가 구성된 2019년 '렌치 계파'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함께 민주당을 탈당한 뒤 중도를 표방하는 '이탈리아 비바'(IV)를 창당해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걸어왔다.
작년 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책적 이견을 내세워 연정에서 탈퇴하며 정국 위기를 불러들였다. 이는 오성운동-민주당 연정이 무너지고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좌-우파 무지개 연정'이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
렌치 전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이 '표적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 검사 3명을 직권 남용 등 혐의로 다른 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법원이 렌치 전 총리를 피고인석에 세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예심은 오는 4월 4일 열릴 예정이다.
렌치 전 총리는 이 사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측과 수상한 금융 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법당국은 렌치 전 총리가 과거 사우디 측으로부터 110만 유로(약 15억원)를 입금받은 사실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고 자금 출처와 성격 등을 확인 중이다. 다만, 렌치 전 총리는 합법적인 자문료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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