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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진짜 전쟁불사?…러 엘리트들 "벼랑끝 전술인듯"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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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진짜 전쟁불사?…러 엘리트들 "벼랑끝 전술인듯" 분석
대국민 선전선동 잠잠…친러반군조차 침공설에 갸웃
"미국 등과 협상이 목적…전쟁보다 위기증폭 이익 많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침공설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러시아 국내에선 전쟁이 벌어지리라 믿는 사람이 드문 실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엘리트층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의 공식적인 선전선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현지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는 "초청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전쟁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이란 말이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 친(親) 러시아계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옛 반군 지도자 일부조차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친러 무장반군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슬로비얀스크로 진입해 전쟁의 서막을 올린 인물인 전 반군 지휘관 이고리 기르킨(일명 스트렐코프)는 8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던 2014년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현대화된 무기를 갖췄기에 지상군을 동원한 침공이 쉽지 않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는 "충분한 병력이 동원되지 않았고, 동원되고 있지도 않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의) 병력을 빼내 분산시키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글레브 파블로프스키는 러시아 정치권이 전쟁을 실제로 벌이기보다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위협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허세로 여겨지지 않을 수준으로 위기를 증폭시킴으로써 미국과 서방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미ㆍ러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을 거론하며, 정례적인 회담 등을 통한 영구적 협상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진짜 목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한 까닭에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인 대다수는 전혀 예기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섣불리 결단하지 못할 상황인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러시아는 '평화유지'가 아닌 명목으로 국외에서 군사력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러시아는 14년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를 침공했을 때 남오세티야를 침공한 조지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전격 침공해 병합했을 때도 러시아 합병을 지지한다는 현지 주민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현재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느끼는 역사적ㆍ문화적 유대 의식도 전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선 러시아인 10명 가운데 6명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크림반도를 병합함으로써 흑해를 장악하고 전 세계에 군사ㆍ외교적 역량을 과시했던 2014년과 달리 우크라이나를 점령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불명확한 실정이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당시에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리라 믿은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대통령에게 중요한 건 미국과의 협상에서 무엇을 끌어낼 수 있을지일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양보를 얻어내고 전쟁을 피한다면 러시아인은 그에게 갈채를 보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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