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 현대차-테슬라 양강 구도…올핸 보조금이 관건"
자동차연구원 동향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해 전세계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전기차 판매 실적 및 시장 동향'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BEV) 판매량은 472만대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전기차를 포함한 완성차 전체 판매량이 4%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초고속 성장세다. 이에 힘입어 전체 완성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8%로 뛰어올랐다.
중국, 유럽, 미국, 한국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58% 증가한 272만대의 전기차가 팔리며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제조업체 별로는 모델3·모델Y 등 볼륨 모델 증산에 성공한 테슬라와 초소형 전기차로 인기를 끈 상해기차, ID.3·ID.4 등 전기차 전용모델의 판매를 시작한 폭스바겐이 판매순위 1∼3위를 차지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2만대 수준이었던 현대차그룹의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7만1천785대로 늘어나며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4월), 기아 EV6(8월), 제네시스 GV60(9월) 등 다양한 신차가 출시된 덕분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특히 아이오닉5, EV6는 테슬라의 모델3·모델Y 판매량을 추월하기도 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전기차를 출시하며 국내 고가 전기차 시장 경쟁에 가세했지만,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차의 전기차 모델은 아직 본격적으로 출시되지 않고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은 올해는 국가별로 구매보조금 정책이 변화됨에 따라 지역별 판매량 증가세가 상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전기차 1대당 국고보조금이 줄어들고, 보조금 100% 지급 대상 차량의 가격 상한선도 다소 낮아지면서 보조금 적용 모델로의 판매량 쏠림 현상이 예상된다.
중국 역시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작년 대비 30% 줄일 예정이어서 보조금과 무관한 초소형·고가 전기차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보조금 적용 대상인 일부 제조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35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판매량이 늘 수 있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과 니켈·코발트 등의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응한 완성차 기업의 공급망 관리 역량 차이가 실제 전기차 판매량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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