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첫해 가구·가전 샀던 소비자들 작년엔 가방·옷 샀다
판매액 기준 가방 38%·옷 15%↑…집 밖으로 나갈 준비
가구·가전은 2년째 호황…신발은 지난해에도 저조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 가구와 가전·자동차 소비에 주력했던 소비자들이 작년에는 가방과 옷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목돈을 쓸 방법이 막혀 내구재 소비에 주력하던 사람들이 작년에는 집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던 것이다.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가구·가전 업체들은 2년째 호황을 누렸고, 신발 가게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이어졌다.
통계청의 2021년 연간산업활동동향을 7일 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된 금액이 5.5%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중 의복과 가방 등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인 내구재) 판매는 12.4%나 증가했다.
내구재 판매가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1999년 13.2% 이후 22년만인데 뒤집어보면 2020년에 전년 대비로 12.5% 줄었던 데 따른 반작용 성격이 강하다.
쉽게 말하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미뤘던 준내구재 소비를 지난해 한 것이다.
준내구재 중에서도 전년에 비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가방이었다. 판매 증가액이 38.1%에 달했다.
역시 2020년 32.1% 줄었던 데 따른 반작용 성격이 상당하다. 보복성 명품 소비가 가방 매출에서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있다.
의복 판매액 역시 2020년에 17.4%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는 15.0% 늘었다.
가방이나 의복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내구재 판매는 2020년보다는 둔화했으나 여전히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승용차는 2020년에 판매액이 16.3% 급증한 여파로 지난해에는 0.3% 감소했다.
가전제품은 2020년에 21.2%나 판매가 늘었지만, 지난해에 다시 9.5% 증가했다. 가구 역시 판매가 23.3% 급증한 후 다시 5.0%가 늘었다.
가전과 가구 등 내구재 품목은 코로나19로 2년간 호황기를 맞았던 셈이다.
반대로 준내구재 중 신발은 2년째 불황이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20.6%나 감소했으나 지난해 2.2% 또다시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말로 가면서 준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내구재 판매도 상당 부분 좋은 한 해였다"면서 "외부활동이 늘었지만, 과거에 비해선 부족한 수준이다 보니 신발과 같은 준내구재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
spee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