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바이든 당선인증 막을 수 있단 트럼프 생각은 틀려" 직격
트럼프 "부통령은 컨베이어 벨트 아니다"며 반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백악관에서 한솥밥을 먹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결과를 놓고 날이 선 설전을 주고받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펜스 전 부통령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틀린 것이라고 직격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다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5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밤 성명을 내고 펜스 전 부통령의 이날 발언을 봤다면서 "부통령의 지위는 선거 사기나 부정의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 (당선을 인증해주는) 자동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당연직 상원 의장으로서 작년 1월 6일 미 의회가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했다.
대선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펜스가 이 회의에서 바이든의 당선 인증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지만, 펜스 전 부통령은 자신에게 이런 권한이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회의 때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합동회의를 방해하는 등 의회를 유린한 사건으로 이어졌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이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성명에서 펜스 전 부통령이 바이든을 가능한 한 빨리 대통령에 당선시키려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컨베이어 벨트가 됐다고도 비난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이지만 대선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등 불편한 관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에 앞서 펜스 전 부통령은 4일 한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틀렸다. 나는 선거를 뒤집을 권한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통령 자리는 오로지 미국인에게 달렸다"면서 "어떤 한 사람이 미국 대통령을 고를 수 있다는 생각은 미국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이 발언을 두고 백악관에서 4년간 동고동락했던 펜스 전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고수하다가 강도 높은 비난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 의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와중에 펜스 전 부통령 역시 대선에 도전할 잠룡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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