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방역 비상조치 오키나와 등 3곳은 정점 지난듯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증가세…다만 증가 속도는 둔화
"금주 주말 전후 도쿄도 정점"…나고야공업대 AI 예측
입원·자택요양 중 감염자 66만명 달해…제5파의 정점 대비 약 3배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방역 비상조치가 적용된 오키나와(沖繩)현 등 3개 지역은 코로나19 '제6파'(여섯 번째 유행)의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4일 현지 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의 최근 일주일(이하 1월 28일~2월 3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89명으로 직전 일주일 대비 28% 감소했다.
오키나와현과 함께 지난달 9일부터 방역 비상조치인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가 적용된 야마구치(山口)현과 히로시마(廣島)현 역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야마구치현이 341명, 히로시마현이 1천233명으로 직전 일주일 대비 각각 6%, 9% 줄었다.
오키나와현에선 중증 및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도 전날 기준 4명, 272명으로 하루 전에 비해 각각 1명, 19명 줄었다. 입원 환자와 자택요양 중인 감염자도 419명, 5천312명으로 같은 기간 각각 10명, 150명 감소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우텡주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감염이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뒤 약 한 달 후에 정점에 도달했다고 지난달 23일 보도한 바 있다.
닛케이는 작년 11월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이후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직전 일주일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시점부터 10% 이상 줄어든 시점(정점)까지의 소요 기간을 산출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오키나와현은 정점을 지났고, 야마구치현과 히로시마현도 정점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오키니와현은 미야코지마(宮古島) 등 현내 일부 지역에 한해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의 중점조치를 오는 7일부터 해제할 방침이라고 NHK는 전했다.
그러나 일본 대부분의 광역지자체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9만6천845명(NHK 집계 기준)으로 이틀 연속 9만명대를 기록했다.
오사카부(大阪府)가 과거 집계에 누락됐다며 전날치에 한꺼번에 반영한 7천625명을 포함한 신규 보고 확진자는 10만4천470명이다.
일본의 일부 언론은 오사카부의 과거 보고 누락분까지 포함해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만명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47개 광역지자체 중 35개 지역에 긴급사태의 전 단계인 방역 비상조치인 중점조치가 적용 중이다.
다만,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초기보다 둔화했다.
일주일 단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1월 7~13일 8천160명, 14~20일 3만604명, 21~27일 5만8천902명, 1월 28일~2월 3일(최근 일주일) 8만3천829명으로 늘었다.
4주 동안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지만, 전주 대비 증가 속도는 3.8배, 1.9배 1.4배로 줄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도가 둔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제6파 정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고야(名古屋)공업대의 히라타 아키마사(平田晃正) 교수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도쿄의 감염 상황을 예측한 결과, 이번 주말을 전후로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가 1만7천명까지 늘어나고 이후 서서히 줄어 이달 하순에는 1만3천명 전후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율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8월 하순 일본의 제5파 정점기와 비교하면 최근 하루 확진자는 4배 가까이 늘었지만, 중증 환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날 기준 일본의 중증 환자(후생노동성 집계 기준)는 911명으로 제5파의 정점(2천223명) 대비 41% 수준이다.
다만, 입원 중이거나 호텔 혹은 자택에서 요양 중인 감염자는 지난 2일 기준 66만2천65명에 달해 제5파의 정점(23만1천596명)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입원 환자보다는 자택 요양 중인 감염자가 대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제5파 때까지만 해도 지역 보건소 등에서 자택 요양 중인 감염자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그러나 이번 제6파에선 자택 요양자가 폭증함에 따라 본인이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 보건소 등에 전화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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