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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항 않으면 죽는다" 경고방송 뒤 '쾅'…IS 수괴 제거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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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항 않으면 죽는다" 경고방송 뒤 '쾅'…IS 수괴 제거 목격담
"헬기·사격 굉음…아이와 있던 여성이 폭탄조끼 터뜨린 듯"
피투성이 폐허…가족 몰살당한 아이는 충격에 말 못하는 상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자정을 막 지난 무렵,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이들립주 아흐메트의 한 가옥 위로 별안간 미군 공격헬기들이 저공비행으로 접근했다.

귀를 찢을 듯한 헬기 소리가 계속되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이 가옥 주민을 향한 아랍어 경고 방송이 쏟아져나왔다.
"투항하면 안전하다. 아니면 죽는다", "집 안의 여성은 나오라. 같이 있는 아이에게 살아갈 기회를 줘라"
대치가 수 시간 이어졌다. 확성기의 목소리는 거듭 위협적으로 바뀌었다. 집 안에서 나오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경고도 계속 이어졌다.
폭발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헬기 소리를 뒤덮을 만한 총성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그러더니 헬기가 떠나고 갑자기 고요함이 찾아왔다. 새벽 3시께였다.
영문도 모른 채 새벽잠에서 깨어나 벌벌 떨던 인근 주민들은 그제야 하나둘 집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공격'을 받은 가옥은 폐허가 됐고, 안에는 피투성이가 된 참혹한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집 안에서 여성이 폭발물 조끼를 터뜨려 아이와 함께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한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한 내용이다.
미국은 3일(현지시간) 심야에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를 제거했다.
시리아 이들립주는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등 극단주의 세력의 본거지다. 아흐메트는 시리아 난민 캠프가 흩어진 지역으로 극단주의 세력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집에 IS의 우두머리가 사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와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긴 했지만, 겉으로는 이슬람 무장 조직원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군은 작전 직전에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민은 NYT에 "소리가 너무 무서워 창문도 내다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크게 두드리길래 열어보니 미군과 통역원이었다"며 "해치지 않겠다면서 다른 건물에 숨어있으라고 하길래 그대로 했다"고 말했다.
미군이 인근 주민에게 찾아가 이마에 번호 표식을 단 뒤 "IS 수괴를 사살하러 왔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는 지역 언론인의 증언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이날 미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사망자 13명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민병대인 '화이트 헬멧'은 이 공격에서 성인 남성 1명과 어린 여자아이 1명이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가족이 몰살당한 이 아이는 충격으로 현재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화이트헬멧은 WP에 보낸 메시지에서 "모든 시신이 크게 훼손됐다. 총탄인지 폭발물인지 사망 원인을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고 밝혔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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