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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밀착' 정상회담…우크라 대치 속 반미 연대 과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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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밀착' 정상회담…우크라 대치 속 반미 연대 과시(종합)
국제 문제 관련 공동성명 발표…반미 전선서 상호 입장 지지
정상회담 뒤 개막식 참석…서방 빠진 자리서 푸틴 '주빈'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 대치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열리는 두 정상 간 대면 회담은 지난해 12월 영상회담에서 미국의 압박에 맞서 전략적 공조 강화에 의기투합한 모습이 한층 공고하게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등 일부 서방국이 신장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대치가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와중에 이뤄지는 것인 만큼 시진핑·푸틴 회동이 보여주는 러·중 밀착 관계는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 수석 격)은 전날 푸틴 대통령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한 방중 일정을 설명하면서 양국 정상이 4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201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만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순방을 중단했으며 베이징에서 외빈 접견도 받지 않았다.
양국 정상은 오찬 이후 안보 등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새 시대 국제 관계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와 중국은 좀 더 공정한 다극적 국제체제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3일자 보도된 중국 신화통신 기고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국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 정책 조율은 세계와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사한 접근법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 및 남중국해 등 상호 핵심 이슈에 대해 분명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가 중시되고 해결돼야 한다"며 러시아를 두둔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2월 시 주석과 영상회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어떤 형태로든 '소그룹'을 구성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할 것이며, 중·러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8월 출범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와 2021년 9월 출범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등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중시 외교를 비판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신화 통신 기고에서 "최근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이는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을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이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효율성, 책임감, 미래에 대한 열망의 모델이 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에너지·금융 분야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걸친 15개 이상의 협력 협정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반미를 고리로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들어 외교·경제·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 '시베리아-2' 건설 계획도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됐다.
시베리아-2가 건설되면 러시아는 연간 50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해 대중 천연가스 수출량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서방이 가하려는 대규모 제재에도 대응할 수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시베리아-2가 실제 건설된다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서방이 러시아에 대규모 추가 제재를 가했을 경우 "러시아의 경제적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까닭에 유럽이 수입처를 바꿀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작년 9월 완공한 러-독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가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가동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안적 고객이 될 수도 있다.
더 타임스는 2019년부터 가동 중인 중국과 러시아 간 가스관 '시베리아-1'의 경우 공급조건 등과 관련한 이견을 조율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샤코프 보좌관은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천연가스와 관련한 여러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베이징과 모스크바 간의 가스 협력 발전에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뒤 함께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할 계획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 최대 주빈이다.
중국은 최근 올림픽에 참석하는 각국 대통령·총리·국왕 등 정상급 인사의 명단을 공개하며 푸틴 대통령을 제일 먼저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중국을 방문해 당시 후진타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오찬을 했으나 당시에는 세계 100여 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반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였다.
후진타오 주석의 옆자리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앉았다.
반면 이번에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개막식 전 단독 오찬을 하기로 하면서 다른 정상들은 개막식 다음 날인 5일 시 주석 주최 단체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 간 대결 수위가 최고로 높아진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은 양국의 기존 대서방 공조 전선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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