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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엔서도 '마이웨이'…국제외교 흔들어 존재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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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엔서도 '마이웨이'…국제외교 흔들어 존재감 과시"
AFP "러 과도한 지위 탓 국제결의 사실상 마비" 지적
우크라부터 기후대응까지 전가보도는 '상임이사국 거부권'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의 국제무대 독자행보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전운이 짙어지는 우크라이나 접경에서뿐만 아니라 유엔 본부에서도 전략적인 '마이웨이'가 고집스럽게 펼쳐진다는 지적이다.
AFP통신은 3일(현지시간) 해설기사를 통해 이 같은 행보의 목적을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외교를 엉망으로 만들기를 불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남발함으로써 존재감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AFP는 이 같은 현상이 역설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중국보다 유엔에 기부하는 금액도 많지 않으면서 안보리에서 과분한 지위를 누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것이 가능한 것은 외교관계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자국이 필요한 대로만 행동하는 러시아의 '뻔뻔함' 덕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원은 "러시아의 강력한 힘은 자국이 원할 때 유엔 외교를 망쳐 놓는 것에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는다는 데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고원은 "중국은 여전히 유엔에서의 큰 싸움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러시아는 유엔 회원국 대부분을 불편하게 해도 안보리 거부권을 쓴다"라고 덧붙였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힘의 불균형이 생기면서 러시아가 과거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쓰게 됐는데, 그중 하나로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의 위상을 지렛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45년 2차 세계대전 승전국으로서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지위를 갖게 됐고, 소련 해체 이후에도 이를 물려받았다.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는 여러 분쟁에 대한 유엔 내 논쟁이나 협상을 자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틀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왔다.
러시아는 이달 2일 유엔 안보리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 개최를 막지 못했지만 막상 회의에선 이사국들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기능이 거의 마비된 유엔 안보리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뿐이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작년 12월에는 유엔이 기후변화를 국제적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추진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는 2011년 이후 자국이 뒤를 봐주고 있는 시리아 정권과 관련한 안건에서 15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러시아는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작년 8월부터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무기금수를 감시하는 전문가 집단의 활동을 막았다. 그들의 국적 구성이 활동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러시아가 와그너 그룹 등 용병을 동원해 각종 분쟁지역에 개입하는 것도 국제 외교가에서 좋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일부러 갈등을 만들려 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2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많은 사안에서 미국과 협력하려 하고 있다"라며 "협력이 줄어든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국제 분쟁에서 다소 거리를 두려고 하는 미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베르트랑 바디 교수는 "미국은 제한적인 수단으로도 각종 분쟁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려 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여전히 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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