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러시아 정상 전화통화…우크라이나 사태 입장 차만 확인
존슨 "침략은 비극적 계산착오"…푸틴 "나토, 안보 우려에 적절 대응할 의향 없어"
영국의 잇단 경고에 러시아는 조롱 발언으로 대응
(모스크바·런던=연합뉴스) 유철종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전화통화를 하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영국 총리실은 통화 후 성명에서 존슨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략은 비극적인 계산착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방문 후에도 러시아를 향해 높은 수위 경고를 보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현재 적대적인 행위에 관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자주권과 자위권을 존중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양국 정상은 도발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으며, 존슨 총리는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회담에 포함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두 정상이 최근 기후변화,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의 이슈에 관한 양국간 소통을 환영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런 분위기를 현재 긴장 상황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공보실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위기와 러시아 안전보장과 관련한 견해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는 나토가 러시아의 안보 우려에 관해 적절히 대응할 의향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공보실은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안보 불가분성'에 관한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소위 '동맹의 열린 문'(open door) 정책 뒤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안보 불가분성의 원칙은 다른 나라를 희생해 자국의 안보 확보를 추구해선 안된다는 원칙이다.
공보실은 푸틴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휴전 협정인 '민스크 합의'를 주기적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덧붙였다.
당초 양국 정상 통화는 31일 열릴 것으로 예고됐으나 연기됐다.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 보고서와 관련해 급히 의회에 출석해 정치적 입지를 지키느라 통화를 취소했다.
존슨 총리는 1일에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연대를 공고히 하고 러시아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이날 전화통화를 앞두고 존슨 총리를 향해 모욕에 가까운 말을 던지며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의 유엔 부대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늘 외교를 위한 여지가 있지만 솔직히 우리는 영국 외교는 신뢰하지 않는다. 지난 몇년간 영국 외교는 완전히 쓸모없는 것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알다시피 우리는 존슨 총리와 전화통화에 관해 발표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은 누구와의 대화에도 열려있으며, 완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사람에게도 지치도록 설명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최근 흑해와 발트해를 혼동한 것을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트러스 장관, 당신의 역사 지식은 지리 지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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