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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만 2인자 20~30초 대면 대화…단교후 처음(종합2보)
해리스 부통령·라이 부총통,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서 선 채 대화
美, 미중관계 파장 고려해 '수위 조절'하면서도 대만 지지 메시지 발신


(멕시코시티·상하이=연합뉴스) 고미혜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대만의 정상급 지도자가 1979년 단교 이후 처음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부총통이 27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간단히 대화했다.
중앙통신사가 두 지도자가 서서 대화하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보도했는데 이는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의 만남 모습을 국제 사회에 적극 알리겠다는 미국과 대만 간 공보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취임식장 맨 앞줄에 마련된 각국 정상 및 특사단석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코스타리카 대통령, 스페인 국왕이 있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주변 인사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라이 부총통과도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 간 대화가 20∼30초 가량 진행됐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식 참석 후 기자들에게 라이 부총통과 대화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중미 지역의 공통 관심사, 그리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근본 원인'에 집중하는 미국 정부의 전략에 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라이 부총통은 온드라스 현지에서 수행 기자들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대만 사이의 암묵적 규칙에 따라 미국 측의 발언을 전하기는 어렵다"면서 "(나는) 대만을 대표해 미국의 돌처럼 단단한 대만 지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의 최고위급 인사가 접촉했다는 점만으로도 정치적으로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친여 성향 신문인 자유시보는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 간의 만남을 전한 인터넷판 기사의 제목을 '외교적 돌파구가 열렸다'고 뽑았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공개 양자 회담을 열어 강력한 대만 지지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의 톰 티파니 상원의원과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이 동맹 친구를 만나는 데 중국의 동의는 필요 없다면서 드문 이번 기회를 활용해 공개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만 측에선 더욱 수위가 높은 접촉을 기대했지만 미국은 결국 '스탠딩 대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가뜩이나 위태로운 미중 관계를 더 악화하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미국과 대만 최고위급 지도자 간 '단순 직접 접촉'도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의 정식 회담을 추진한다면 중국이 이를 '마지노선'을 넘은 행위로 간주하면서 미중 관계에 큰 충격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방해하는 것과 대만 문제로 카드놀이를 하는 것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 장관 간 전화 통화는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 간 대화가 이뤄지기 직전이었다.
왕 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1월 화상 정상회담에서) 신냉전과 중국의 체제 변화, 동맹 강화를 통한 대(對)중 반대, 대만 독립 지지, 중국과 충돌 및 대항 등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이전 정부와 다른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보냈다"고 언급하고 "그러나 미국의 대중 정책 기조는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고, 바이든 대통령이 발언을 실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수위를 조절했지만 미국과 대만 최고위 지도자 간의 전례 없는 만남이 미중 관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보기 드믄 조우(encounter)는 매우 상징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베이징과 워싱턴 간의 긴장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문제는 미중 신냉전의 가장 뜨거운 전선으로 떠올랐다.
미중 수교 이후 40여 년간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대만과 조심스러운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미중 전략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대만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외교·군사·경제·군사 등 모든 면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급진전시켜나가면서 당국자 공개 접촉 금지 등 기존의 '금기'를 하나씩 허물어가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노골적으로 대만을 대중 압박 카드로 활용하면서 '마지노선'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한편 대만 일대에서 상시화된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어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도 크게 고조된 상태다.
좌파 성향의 카스트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대만 대신 중국과 수교할 수 있음을 언급했으나, 당선 이후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유지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미국의 앞마당'인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는 대만과 수교한 전 세계 14개국 중 하나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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