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돈줄 에너지기업 '엑소더스'…호주 우드사이드 동참
프랑스 토탈·미국 셰브런 이어 '인권 악화' 이유…군정 압박할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발발 약 1년이 된 미얀마에서 해외 거대 에너지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이 군부 '돈 줄' 역할을 해 온 원유나 가스전 사업에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유혈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는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은 27일 호주의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가 미얀마 철수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우드사이드는 성명에서 "미얀마 내에서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A-6 가스자원 개발 참여 및 향후 미얀마 내 활동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 등 합작사와 함께 소유한 탐사 자산 처리를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가 일어난 지 약 1개월 만에 미얀마 인근 해역에서 진행하던 원유탐사 직원들을 철수시킨 바 있다.
우드사이드의 미얀마 철수 발표는 지난 21일 프랑스와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이하 토탈)와 셰브런이 각각 미얀마에서 사업을 접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안 돼 나온 것이다.
당시 토탈은 성명에서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인권과 법치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셰브런도 같은 날 "상황을 고려해 미얀마를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미얀마 가스 수송회사 MGCT에 참여하고 있다.
MGCT 지분은 토탈이 31%, 미국 정유 기업 셰브런이 28%, 태국 국영 석유기업 PTTEP 25%, MOGE가 15%씩 나눠 갖고 있다.
미얀마 외화 수입의 약 50%는 가스전 수익금에서 나오며, MOGE는 가스전 사업으로 2021∼2022년 15억 달러(약 1조7천89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미얀마 군정은 전망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원유 및 가스전에서 나오는 막대한 수익금이 군부로 흘러 들어가 자국민에 대한 유혈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기업들에 군부와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해왔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귀결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천500명의 시민이 군부 폭력에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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