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리스 미 부통령·대만 부총통 만남 가능성에 촉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나란히 참석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부총통의 만남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온두라스에 도착했다.
미국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이끌고 카스트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세계 각국이 대만과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반대하는 중국은 미국 부통령과 대만 부총통이 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이들이 접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온두라스 방문 기간 라이 부총통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한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주목하며 '경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라이 부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온두라스로 향했고,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1978년 미·중 수교 이후 중국을 배려해 대만 고위 관계자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경유 방문' 관례가 정착됐다.
왕젠민 중국 민난사범대 대만 전문가는 "대만 민진당 당국에는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 참석보다 미국 경유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리스 부통령 측이 라이 부총통과의 만남 가능성을 일축한 것에 대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괴해 중·미 관계에 더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중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주펑롄(朱鳳蓮)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를 미국과 접촉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주 대변인은 "민진당 당국은 경유지를 미국 관리들과 접촉하기 위한 구실이자 독립을 추구하기 위한 꼼수로 사용하고 있다"며 "어떤 꼼수를 부리더라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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