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과 미국인 억류 문제는 별개…'중간 합의' 없다"
"미국이 핵합의 준수하면 인도적 문제는 해결 가능"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과 자국 내 억류 미국인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핵협상에서 억류 외국인 석방을 포함한 어떤 전제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핵협상과 죄수 석방은 다른 문제이지만, 핵합의 의무 사항을 준수한다면 인도주의적 차원의 해결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외무부의 이런 입장은 로버트 말리 미국 대(對)이란 특사가 이란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핵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직후 나왔다.
말리 특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무고한 미국인 4명이 이란에 인질로 잡혀 있는데 핵 협상을 다시 진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핵협상에 진전은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란은 어떤 '중간 합의'나 '단계적 협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이란에 억류된 4명의 미국인은 이란·미국 이중국적자인 에마드 샤르기(57)와 바게르 나마지(85), 그의 아들시아마크(50), 이란·미국·영국 삼중 국적자인 모라드 타흐바즈(66)다.
나마지와 그의 아들 시아마크는 2016년 미국 정부를 위한 간첩 행위 등을 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독일 등 6개국과 맺은 국제적 약속이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등 핵 활동을 동결 또는 축소하고, 서방은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부활하자 이란도 이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까지 상향하는 등 핵 활동을 재개했다.
이란은 작년 4월 초부터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과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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