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 "北 비핵화 긴밀 조율 합의"…대중국 공조의지도 천명(종합2보)
첫 공식회담…"북 미사일시험 규탄, 한미일 3국협력 중요성 확인"
"외교·경제 2+2회의 신설…상반기 중 일본서 쿼드정상회의 개최"
日언론 "일본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검토 언급에 바이든 환영"
(워싱턴·도쿄=연합뉴스) 류지복 김호준 특파원 = 미국과 일본 정상은 21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규탄하며 양국은 물론 한국과도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
각종 현안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고, 중국 대응을 위한 양국 공조 의지를 강조하면서 경제협력 심화를 목표로 한 장관급 별도 회의체 신설에도 합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첫 화상 정상회담 후 낸 보도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한국과 보조를 맞춰 북한 문제에 관해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에 뒤이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도 회담 후 약식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규탄했다"며 "두 나라가 외교를 위한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은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공동 과제에서 3국의 긴밀한 협력 중요성을 확인하고, 안보와 더 광범위한 현안에서 강력한 관계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양국 정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맞설 것을 다짐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성의 중요성,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등 대중 전선의 공조 의지를 밝혔다.
또 서방으로부터 인권 침해 비판을 받는 신장과 홍콩 등에서 중국의 관행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미일 정상은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 견제협의체로 통하는 쿼드(Quad) 정상회담을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개최할 방침을 확인했다.
특히 현재 양국이 운용하는 외교·국방 장관 2+2 회의체에 더해 외교·경제 장관이 참여하는 '2+2 경제정책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 협의회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규칙에 기초한 경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에서 미일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 등을 통해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 등 이른바 '3대 안보 전략 문서'의 연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일본이 유사시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다는 의미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선 일본내 일각에서는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이 우려하고 있어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두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기로 했고,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있어서 긴밀히 조율할 것을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1분기에 '글로벌 코로나19 정상회의' 소집 의지도 재확인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8시 1분에 시작된 회담은 9시 23분까지 82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은 작년 11월 초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대면한 적이 있지만, 화상으로나마 정식 회담을 한 것은 작년 10월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대면 회담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화상 회의로 변경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