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인 듯'…남태평양 해저 수놓은 거대 산호초
타히티 해안서 장미꽃 모양 산호초 발견…총길이 3㎞ 달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남태평양의 타히티 해안에서 총길이 3㎞에 이르는 장미꽃 군락 모양의 거대한 산호초가 원시 상태 그대로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시 산호초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해수면에서 30m 이하로 뻗어 있어 수온 상승으로 인한 표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했다.
이 산호초는 약 25년 동안 자란 것으로 보이며, 가장 큰 장미꽃 모양 산호의 직경은 2m가 넘는다.
국제 잠수팀을 이끌고 이 산호초를 발견한 프랑스 사진작가 알렉시 로젠펠드 씨는 "물속에서 가시거리만큼이나 길게 뻗은 거대하고 아름다운 장미꽃 모양의 산호초를 보고는 마술인가 했다"며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알려져 있는 대부분의 산호초는 수심 25m 정도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산호초는 빛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인 수면 아래 30m에서 120m 사이의 약광층(弱光層)에 있어 빛을 받아 계속 성장하고 번식할 수 있지만 수면 상승의 영향은 받지 않는다.
산호초는 빛을 너무 많이 쬐면 스트레스 반응으로 표백 현상이 나타나 고유의 색깔을 잃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널리 알려진 호주 북동부 해안의 대보초(大堡礁)의 경우도 2016년 이후 80% 가까이가 심하게 표백됐다.
과학자들은 지도에 표기된 해저는 전체의 2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타히티 해안에서 산호초가 발견된 것은 미지의 거대 산호초들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네스코에서 해양 정책을 관장하는 쥘리앙 바르비에르는 "이번 발견은 또한 산호초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더 탄력성을 발휘하게 될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준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 다양성을 더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해저 지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심해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달과 화성 표면에 대한 지식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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