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막는 것에 항의하는 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시작됐다.
재작년 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외국인 입국 규제 수위를 높여온 일본 정부는 전염성이 한층 강한 변이인 오미크론이 출현한 후인 작년 11월 30일부터 유학생, 기업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시작된 항의 운동은 일본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는 유학생과 기업인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일본 정부가 시행하는 외국인 입국 금지 정책이 비과학적인 대응이라며 각국의 일본 대사관 앞 등에서 재고를 촉구하고 있다.
이 항의 운동을 이끄는 것은 SNS를 매개로 조직된 단체인 '스톱 저팬즈 밴'(Stop Japan's Ban)이다.
이 단체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지난 18일 몽골, 폴란드,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첫 항의 시위를 펼쳤다.
첫 집회에는 전체적으로 약 32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입국 금지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트위터 등에 올려 세계 각국 사람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달 중 3차례에 걸쳐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지에서 같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앞에서도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지역사회 감염을 통해 우세종으로 급속히 퍼졌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일 500명대에서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전날(19일)에는 4만1천 명대로 80배가량 폭증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입국을 무차별적으로 막는 일본 정부의 방역 정책을 놓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과 함께 현대판 쇄국정책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관광청이 19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입국 규제 영향으로 지난해 방일한 외국인은 24만5천900명에 그쳐 1964년(35만명)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작년도 방일 외국인은 코로나19 유행 직전 해인 2019년(3천188만명)과 비교해 99.2% 격감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