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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남미 60년] ① 117년 인연 멕시코…"잠재력 무궁무진한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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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남미 60년] ① 117년 인연 멕시코…"잠재력 무궁무진한 동반자"
서정인 주멕시코대사 "한·멕시코, 아시아·중남미 잇는 교량역할 기대"
연내 FTA 협상재개 전망…아즈텍전·세르반티노축제 주빈국 등 기념행사



[※ 편집자 주 = 올해는 한국이 중남미 15개국(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자메이카, 니카라과, 아이티)과 각각 외교관계를 맺은 지 60년 되는 해입니다. 연합뉴스는 이 가운데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과테말라(수교일 순) 5개국 주재 한국 대사와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한·중남미 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기사를 순차적으로 송고합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한국과 멕시코의 수교는 1962년 1월이지만, 양국의 인연은 그보다 훨씬 전인 1905년 시작됐다.
당시 1천33명이 한인들이 머나먼 멕시코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인천에서 배에 올랐고 멕시코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서정인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남미 최초의 한인 이민자들인 이들의 후손 3만여 명이 양국 관계의 가교"라며 "이들이 있어 멕시코는 한국에게 더 각별한 국가"라고 말했다.
117년 시작된 인연은 60년 전 양국의 정식 국교 수립으로 이어졌고, 이민 10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 한국과 멕시코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두 나라는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한국은 멕시코의 4위 교역국(2020년 기준),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다.
서 대사는 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중견국"으로 국제사회 여러 분야에서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60년 전과 비교한 교역은 약 2만 배, 투자는 약 8만 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엔 멕시코 연방의회가 매년 5월 4일을 '한인 이민자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한인 이민자들이 처음 도착한 메리다와 캄페체시, 유카탄주에 이어 연방 상·하원도 한인 이민사를 기리고 나선 것이다.
서 대사는 "국가 차원에서 한인 이민자의 날을 제정한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관계 발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20년 부임한 서 대사는 멕시코에 대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나라"라고 말한다.

그는 "멕시코는 세계에서 인구 10위, 면적 14위, 경제 규모 16위의 대국으로 세계 최대시장 미국과 이웃해 최근 미중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속에서 니어쇼어링(생산시설 등의 인근지역 배치)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야·아즈텍문명 후예인 멕시코의 풍부한 역사적·문화적 자산, 그리고 멕시코인들의 낙관적인 세계관과 긍정적인 인생관도 멕시코의 매력이라고 서 대사는 말했다.
앞으로 양국 협력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보건과 과학기술, 디지털 등을 거론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협력이 심화한 보건 분야의 경우 올해 멕시코 공공 부문 입찰에 우리 기업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며, 양국간 보건협력협정 체결이 논의되고 있다고 서 대사는 전했다.
올해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통해 경제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2006년 시작된 양국의 FTA 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오랫동안 표류해왔지만 최근 협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서 대사는 "양국 간 경제협력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선 제도적 기반마련이 긴요하다"며 "올해 중에 FTA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대사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두 나라에서 연중 내내 진행된다.
5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내 첫 아즈텍문명전이 개최되며, 10월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멕시코시티에 '서울의 거리'를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미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멕시코 노병들도 우리 기업의 초청으로 올해 전쟁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밖에 한국 이민자의 날 행사 등으로 바쁜 한 해를 준비하고 있는 서 대사는 양국 관계의 다음 60년을 내다보며 "한국과 멕시코가 아시아와 중남미의 대표적 중견국가로서 두 지역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한·멕시코, 더 나아가 한·중남미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신남방외교·신북방외교와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외교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중남미 재단의 설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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