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게이트'에 英보수당 지지 하락…존슨 총리 최대 위기
집권 보수당 지지율 31%로 야당 노동당에 10%포인트 뒤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 총리실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 수차례 술파티를 했다는 '파티 게이트'로 집권 보수당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에 대한 사임 압박도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움이 12∼14일 2천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 결과 보수당 지지율은 31%로, 야당인 노동당(41%)에 크게 뒤졌다.
앞서 영국매체 더타임스의 최근 조사에서도 보수당(28%)이 노동당(38%)에 10%포인트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보수당이 2013년 이래 가장 큰 격차로 노동당에 뒤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조사에서 존슨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2016∼2019년 재임한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당시의 최저 지지율 수준으로 내려갔다.
또 이번 논란과 관련해 총리실 직원들이 봉쇄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견이 78%였고, 76%는 존슨 총리도 봉쇄 규정 위반이라고 답했다. 존슨 총리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4%였고,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67% 나왔다.
보수당 활동가 대상의 한 조사에서는 53%가 존슨 총리의 즉각 사임을 지지했다.
보수당 의원 출신의 폴 굿맨은 이 결과를 인용, "보수당원 절반 이상이 총리 퇴진을 원한다"면서 "이 결과에 대표성이 있다면 존슨 총리로서는 굴욕적이다. 그가 신뢰를 잃었고 되돌리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가 진행 중이던 2020년 5월 총리실 직원들이 방역 지침을 위반한 채 술파티를 열었고 존슨 총리도 참석했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뜨겁다.
존슨 총리는 파티가 아닌 업무 행사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밤에도 총리실 직원들의 파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했다.
보수당에서 존슨 총리의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위해서는 54명의 의원이 지도부 경선을 주관하는 '1922 위원회'에 서한을 써야 하는데, 현재로는 5명만이 모인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보수당 의원들이 몇 주 내에 그를 사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수를 확보할 것"이라고전망했다.
대다수 보수당 의원은 공식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하지만 다수가 개인적으로는 이미 사임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정당한 절차를 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팀 라우턴 보수당 의원은 "유감스럽게도 이제 존슨 총리의 자리를 방어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그의 사임만이 '파티게이트를) 종식시킬 유일한 길이며 이를 총리가 인식하도록 동료 의원들과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당 내 한 고위인사는 의원들이 유보적 입장이라고 전했지만 다른 보수당 의원은 지역구 내에서 존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점점 더 많은 보수당 의원이 존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 편에 서면서 반항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최근 존슨 총리를 소재로 한 비판·풍자 코미디 등이 늘어나는 것도 권위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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