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오른 기준금리…"굿바이, 영끌·빚투"
이자 상환 부담 급증…매수 위축으로 '거래절벽' 가속 불보듯
상품별 수요 양극화·'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심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금리가 두 차례 연속 오르면서 움츠러든 부동산 매수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1.00%에서 0.25%포인트 인상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 수준인 1.2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25일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잇달아 오른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여만이다.
기준금리가 또다시 인상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약 75%가 변동금리 대출이고, 2020년 말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의 비중이 50%가 넘기 때문이다.
대출자 거의 대부분이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이자 상환 부담 증가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중·고금리 대출자의 이자 상승 체감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두 차례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당국의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금융권의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까지 맞물리면 부동산 매수 심리가 더욱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 냉각은 불가피하다"며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차입)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박 전문위원은 그러면서 "새해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날 중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가 '굿바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2030 세대들이 금융권에서 최대한 빚을 내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인천 등지에 주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집값이 급등한 현상이 올해 다시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랩장도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만큼 수요자의 주택 구입 의사 결정은 한동안 숨을 고를 것"이라며 "지난해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수도권의 주요 지역도 약보합 국면을 나타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기본적으로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용(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업용부동산의 수요자는 대부분 임대수익률을 보고 매입을 판단하는데 금리인상은 실질 수익률을 낮게 만든다"며 "DSR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구매 수요를 감소시키고, 대출 비중이 높은 건물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 금리와의 비교우위를 토대로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상품 특성상 금리가 인상되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탓에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다만 대기 수요가 꾸준한 신축이나 교통망 수혜 예정 단지, 공급 희소성이 지속될 입지에 위치한 주택은 매수세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 양극화가 한층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거래절벽과 집값 하락에 대한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부동산 개발 공약을 쏟아내고 있고, 전세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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