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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교황 배출한 중남미서 가톨릭 힘 빠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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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교황 배출한 중남미서 가톨릭 힘 빠지는 이유는
'철통 아성'은 옛말…최대국 브라질마저 신자 과반상실 위기
"차 한잔 함께 않는 가톨릭 성직자"…실망한 빈민 대거 개신교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라틴 아메리카에서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가톨릭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재조명했다.
조사기관 라티노바로메트로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중남미에서 가톨릭 신자가 인구 과반에 미달하는 국가는 파나마,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우루과이, 온두라스 등 7개국에 달했다.
가톨릭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도 신자 감소세를 고려할 때 곧 과반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 인구학자인 조세 에우타키우 디니스 아우베스는 그 시점을 올해 7월 초로 예측하며 "교황청에 되돌릴 수도 없을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라틴 아메리카에는 16세기 시작된 스페인, 포르투갈의 식민통치 시대에 가톨릭이 정착했다.
이후 여러 나라가 19세기에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가톨릭의 국교 지위를 박탈했으나 가톨릭은 20세기 중반까지도 다른 종교의 경쟁을 불허했다.
최근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톨릭의 쇠퇴가 급물살을 타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톨릭의 특권을 약화해온 정치체계 변화, 지구촌의 세속화 추세, 대중과 종교의 관계, 다른 기독교 교파들의 공격적 선교 등이 거론된다.
이들 요인 가운데 가톨릭에 대한 중남미 빈곤층의 인식과 개신교의 보수적인 분파인 펜테코스탈 교파의 득세가 특히 주목을 받는다.
WSJ은 중남미에서 많은 가톨릭 신자가 펜테코스탈 교회로 전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테코스탈리즘은 미국에서 비롯된 종파로, 성령과 직접 접촉을 강조하며 교회 내 평등한 신앙공동체를 지향한다.
이 교파는 빈곤층에 종교적, 영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물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주린 이들에게 쌀과 콩 같은 식량을 기부하고 청년들이 범죄집단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축구장 건립에 돈을 보태기도 하며 자체 의료시설을 운영하기도 한다.
미국 설문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의 2014년 조사결과를 보면 개신교로 옮겨간 가톨릭 신자 81%는 하느님과 더 개인적으로 접촉하고 싶다는 점을 그 사유로 들었다.

특히 이들의 60% 정도는 "신자를 더 많이 도와주는 교회를 찾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개종자는 WSJ 인터뷰에서 "가톨릭 성직자는 우리랑 커피 한잔도 함께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톨릭의 위상과 연결되는 이 같은 분위기 변화를 오래전부터 인지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부터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주력해왔고 현재 많은 신부와 수녀가 빈곤지역, 시골에서 활동하고 있다.
WSJ은 가톨릭의 쇠퇴 추세에 따라 중남미 지역의 정치 문화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펜테코스탈 교회가 득세하는 브라질에서는 빈민 지역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보수주의가 고개를 들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권이 들어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지만 2016년 요르단 강에서 펜테코스탈 목사를 통해 세례를 받았다.
교황을 배출한 아르헨티나에서는 무교 집단의 증가로 사회 관습이 진보적으로 바뀌면서 가톨릭에서 금지하는 낙태가 작년에 합법화했다.
칠레도 낙태를 합법화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아직 가톨릭 신자가 인구 과반인 멕시코에서도 가톨릭의 사회적 영향력 감퇴 흐름 속에서 대법원이 작년 9월 낙태 합법화를 결정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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