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위협에 3일간 육해공군 군사훈련 '과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이 사흘간 군사 훈련을 하며 외부에 이를 과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7일 열린 이번 훈련은 이례적으로 현지 언론과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육해공군의 전비 태세를 보여주는 공개행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전날 대만 남부 도시 가오슝에서는 기자 6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의 사격훈련이 진행됐다.
5일엔 중서부 자이 근처 군용비행장에 대만 공군 최신형 전투기 F-16V가 등장했고 중국 전투기 공습에 긴급 대응하는 시뮬레이션 훈련도 이뤄졌다.
훈련 마지막 날에는 대만이 자체 개발한 신형 군함 2척이 북쪽 항구도시 지롱 인근에서 1시간 동안 항해했고 기뢰나 대함미사일 등 무기도 전시됐다.
이는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만이 대응 전력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은 작년 10월 국경절 연휴에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서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이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달 추궈정 대만 국방장관은 대만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자신이 군인이 된 이후 40년 이래로 지금이 가장 엄중한 시기라고 평가하며 2025년이 되면 중국이 전면적으로 대만을 침공할 힘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전투 수행 능력 향상 대신 F-16과 같은 무기 도입에만 돈을 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치러야 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시가전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수십 명의 군인들은 실제 도시 모습을 갖춘 임시 구역에서 20분간 모의 근접전투 훈련을 진행하며 실전 감각을 기른다.
가오슝의 육군 보병훈련사령부의 허화싱 대령은 "전투가 일어날 것 같은 곳이 바로 우리가 훈련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전날 진행된 시가전 훈련도 대만이 도시에서 중국 군과 대치해야 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WSJ는 평가했다.
이전에는 비교적 정확성이 떨어지는 페인트볼 총을 사용했지만 2019년부터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레이저 기반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훈련의 질도 높였다.향후에는 훈련 시설 확충을 포함해 시가전 훈련 프로그램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대만 육군사령부 정치전투국의 쑨리팡 대령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행동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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