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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일본] 98% vs 15%…한국과 비교당한 공문서 디지털화
디지털상도 정치자금 보고서는 온라인 대신 종이로 제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이번에 통계 자료 변조도 직원이 연필로 적힌 데이터를 지우개로 지우고 변조했다는 믿을 수 없는 행동이 보도되고 있다. (중략) 우리나라(일본) 공문서의 디지털화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뒤떨어졌다."
지난달 17일 NHK로 중계된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토키타 슌(音喜多駿) 일본유신회 의원이 일본 국토교통성의 통계 조작 문제를 질의하면서 이같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디지털로 작성하고 보존하는 것이 공문서 조작을 막는 첫걸음이라는 지론을 펴면서 일본 정부의 공문서 디지털화 상황을 캐물었다.
이 질문에 정부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사가와 다케시(笹川武) 내각부 대신관방 총합(總合·종합)정책추진실장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일본 각 행정기관이 신규 작성·취득한 행정 문서 파일 등 가운데 전자 매체에 보존된 것의 비율은 2015년도에는 7.3%였고 이후 점차 높아졌기는 하지만 2019년도 기준 15.1%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사사가와 실장이 '내각부가 파악하는' 최신 수치라며 국회에 제시한 것이 약 2년 전 상황인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정보였다는 대목에서 일본 행정의 정체 상황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가 답변을 마친 후 기자의 눈을 붙잡는 자료가 등장했다.
오토키타 의원은 '앞으로 나가지 않는 일본의 공문서 관리'라는 제목의 패널을 준비했는데 일본의 공문서 디지털화 현황을 한국, 미국, 영국, 독일과 비교했다.
'행정문서의 디지털화의 비율 및 공문서 관리 권한 등'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려진 표를 보면 한국의 디지털화 비율은 98.0%로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일본은 15.1%로 가장 낮았으며 미국이 97.0%, 독일이 34.6%, 영국은 수치 없이 '전자화 추천·장려'로 표시됐다.
최장 보존 기간은 일본이 1∼30년, 다른 나라는 '영구 (보존) 규정 있음'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오토키타 의원은 "이미 거의 100%가 된 해외와 비교해도 이상하게 뒤처져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서 "여러 외국처럼 조기에 완전 디지털화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쿄도(東京都) 의회 의원을 지내다 2019년 7월 선거에서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인 오토키타는 "아베 정권에서 끊이지 않은 공문서나 데이터 변조, 폐기에 대해 현재 공문서관리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명백하다"며 정부 수장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러들였다.

기시다 총리는 "지적처럼 나도 디지털화라는 것은 매우 강력한 승부수가 되는 대응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공문서 관리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보의 디지털화가 지연돼 일본 사회의 변화가 더디다는 점은 이미 여러 경로로 지적됐다.
정보기술(IT) 기반의 보급 수준, 초고령화, 지진 등 재난이 빈발하는 환경이 사회 구성원의 인식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일본의 디지털화가 뒤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인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선 디지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이들이 공적 문서의 전자화에 앞장서리라고는 그리 기대되지 않는다.
일본 총무성에 정치자금 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한 국회의원 관련 정치단체는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분을 기준으로 4.4%에 그쳤다.

심지어 '디지털상'(디지털 담당장관)인 마키시마 가렌(牧島かれん)도 정치자금 보고서를 종이로 제출했다.
그는 영수증을 전자화하면 사무소의 업무가 증가하기 때문에 종이로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정치자금 보고서가 디지털화되면 궁극적으로 해당 정보의 공개가 신속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정치인들이 종이 보고서를 고수하는 이면에는 '돈줄'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리가 엄격해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마키시마 디지털상은 "공문서 디지털화는 관리를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우리는 생각한다"라며 디지털화 의지를 표명했는데 다음 번엔 과연 종이가 아닌 온라인 보고서를 제출할지 지켜보고 싶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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