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은행 수익 비중, 3년내 20%대 중반까지 높인다"
손태승 회장 서면 인터뷰…"MZ세대 특화 플랫폼, 올해 말 구축"
"신규 진출 비즈니스, 인수합병과 직접 설립 중 유리한 방식 선택"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앞으로 3년 이내에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20%대 중반까지 끌어 올려 명실상부한 금융지주사의 지위를 굳히기로 했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늘려 금융그룹 내 우리은행 비중을 줄여 수익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내외적인 여건도 갖췄다. 공적자금 투입 23년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고 내부등급법 적용을 승인받아 비은행 부문 금융사를 인수·합병(M&A)할 여력이 생겼다.
내부등급법은 은행 또는 은행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하도록 하는 제도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 "증권, 보험 부문 M&A 주목…자회사 직접 설립 방안도 검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완전 민영화 이후 우리금융의 경영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가 그룹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을 중장기적으로(3년내) 20%대 중반까지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2조4천55억원) 중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은 17.4%(4천188억원)였다. 이를 2024년 말까지 7∼9%포인트(p) 정도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카드, 캐피탈, 종합금융, 신탁,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의 자회사를 보유한 우리금융이 현재 가장 주목하는 M&A 대상은 증권사와 보험사다.
손 회장은 "증권 부문은 연계 영업과 상품, 서비스 등 측면에서 시너지가 가장 크기 때문에 최우선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벤처 캐피탈에 대해서도 잠재 매물 인수를 상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의 경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과 자본 비율 영향 등을 고려하면 원칙적으로는 중장기적인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우량 보험사의 매물화 가능성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M&A를 통하지 않고 직접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은 부실채권(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 F&I'를 설립한 바 있다.
손 회장은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진출할 비즈니스의 시장 상황과 잠재 매물 등을 고려해 인수합병과 직접 설립 중 유리한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MZ세대에 특화한 플랫폼으로 시장 선점 공략
금융시장의 주력 고객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사로잡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 트렌드세터(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인 MZ세대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35.4%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이 되면 생산연령 인구의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디지털금융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MZ세대를 성공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는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향후 증권사 인수와 연계해 MZ세대가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웰스 테크(Wealth-Tech) 플랫폼 구축을 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진과 MZ세대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MZ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MZ 특화 플랫폼은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을 위해 법인 형태의 자회사가 따로 설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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