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장관 아프리카 순방…32년 전통 고수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장관이 아프리카를 새해 첫 방문지로 택하는 전통을 고수하며 우군 확보에 나섰다.
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라 7일까지 에리트레아, 케냐, 코모로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한 뒤 몰디브와 스리랑카를 찾을 예정이다.
왕 부장의 아프리카 방문은 1991년부터 32년째 이어져 온 중국 외교부장의 첫 방문지를 아프리카로 한다는 전통을 따른 것이지만 방문 국가들을 살펴보면 미국과 패권 경쟁을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협력국을 규합해 대중 포위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
에리트레아는 중국 최초 해외 군사기지가 들어선 지부티의 인접 국가로 아덴만 초입에 자리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국가다.
이번 순방은 외교적 전통을 고수함과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군 확보를 통해 미국의 포위망을 뚫으려는 중국의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왕 부장이 이번 순방에서 지역 내 갈등 해결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저장사범대 아프리카문제연구소 류창하이 교수는 "케냐는 동아프리카에서 중국의 핵심 파트너이자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위한 중-아프리카 협력의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도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 혜택을 줬다"면서 "케냐에서는 몸바사와 나이로비를 연결하는 철도가 지역 상호 연결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이어 "왕 부장은 경제 및 인프라 협력 증진과 평화 구축을 돕는 것 외에도 코로나19 백신과 의료용품 지원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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