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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 2주기…미국 우방 겨냥한 잇단 공격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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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 2주기…미국 우방 겨냥한 잇단 공격에 긴장
배후 불투명…"이란, 보복·강한 면모 연출 원해"
"미 정권교체·역내 반감 고려해 짐짓 '저강도 도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에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2주기를 맞아 중동에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솔레이마니의 기일인 3일(현지시간) 중동에서는 미국의 우방을 겨냥한 공격이 속출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는 홍해를 지나던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허가 없이 무기를 운송한다며 나포했다.
무장 무인기 2대는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주둔한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복합단지를 공격했다. 사상자는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해커들은 이스라엘 신문사 2곳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련의 공격이 미리 조율된 것인지, 이란이 지원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다만 WSJ은 이번 공격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경고 하루 뒤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트위터를 통해 "장군 솔레이마니보다 순교자 솔레이마니가 그의 적들에게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라크에서도 솔레이마니의 기일에 앞서 보복을 다짐하는 친이란 무장세력의 반미시위가 이어졌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역내 세력확장을 설계, 지휘한 실권자로서 2020년 1월 3일 이라크를 몰래 찾았다가 바그다드 공항 근처에서 미국 무장무인기 표적공습에 살해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임박한 위협에 맞서 방어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박한 위협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제시되지 않아 미국이 유엔 헌장 등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이 솔레이마니 2주기에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한다는 점만큼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미국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전문가 함디 말리크는 WSJ 인터뷰에서 "이란이 보복하는 모습,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리크는 "이란이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자국에 대한 제재 해제가 절실하기 때문에 전쟁을 촉발하는 건 정말로 원치 않는다"고 양면적 모습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3일 발생한 일련의 공격은 최근 2년간 이뤄진 친이란 무장세력의 행태와 비교할 때 경미한 수준이었다.
WSJ은 이란이 중동 내 시류 변화 때문에도 특히 신중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지에 있는 무장세력과 연계해 역내에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란과 역내 대리세력은 적대행위를 중단하라는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작년 10월 이라크 총선에서 확인된 친이란 정파를 향한 반감, 외세척결을 외치는 정파에 대한 지지였다.
과거 이란에 적대적이던 국가들이 화해를 타진한다는 점도 이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이란에 강경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퇴진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인 데 따른 변화다.
숙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밝혔고 UAE 최고위 안보관리는 이란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WSJ은 "이란과 그 우군 조직이 미국이나 미국 동맹국들과의 긴장 고조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솔레이마니 기일을 보낼 대응 수위를 세밀하게 조절하려고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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