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센스타임 사흘만에 주가 100% 급등…美 제재 약발 없나?
시총 40조원 육박…미 제재 효과 컸던 화웨이·SMIC과 대조적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기업인 센스타임(Sense Time·商湯科技) 주가가 단 3거래일 만에 배로 올랐다.
2022년 첫 거래일인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센스타임은 40.91% 폭등한 7.75홍콩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센스타임 주가는 상장 3거래일 만에 공모가인 3.85홍콩달러 대비 101.30% 상승했다.
센스타임 주가는 상장 첫날인 작년 12월 30일과 다음 날 각각 7.27%, 33.17% 오른 데 이어 이날 상승세가 더욱 강해졌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2천579억 홍콩달러(약 39조4천540억원)로 불어나면서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音)과 더불어 중국의 짧은 동영상 시장을 양분한 콰이서우(快手)의 시총(3천139억 홍콩달러)에 다가섰다.
센스타임의 주가 폭등 현상은 이 기업이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 표적이 된 가운데 나타나 눈길을 끈다.
미국 정부는 센스타임이 신장(新疆) 위구르족 탄압을 돕는 얼굴 인식 등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중 제재를 가하고 있다.
2014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탕샤오어우(湯曉鷗) 등이 설립한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영상 분석,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의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얼굴 인식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0일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 센스타임을 추가했고 이 여파로 센스타임의 상장이 당초 계획보다 보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10월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센스타임과 원칙적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센스타임의 주가 급등은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제재에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이 기업의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정부 제재의 집중 표적이 됐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와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제재 여파로 사업 기반이 크게 흔들리거나 첨단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 업체는 하드웨어 기반 사업을 하고 있어 반도체 등 장비와 부품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센스타임은 소프트웨어 기반 업체라는 점에서 미국 제재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는 해석이 시장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미국의 주요 표적이 된 센스타임의 성공적 상장은 미중 신냉전 속에서 중국이 홍콩 증시를 자국 기술 기업을 위한 전략적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낸 가운데 이뤄졌다.
센스타임의 성공적 상장과 주가 폭등은 미국 투자자 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중국의 첨단 기업이 당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의 힘이 닿지 않는 홍콩 증시에서 연구 개발과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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