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서 되살아난 멕시코 '테킬라 물고기'…보존 노력 성과
2003년 야생서 사라졌다 멕시코 대학·英동물원 공조에 다시 강으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야생에서 자취를 감췄던 멕시코의 작은 민물고기가 연구자들의 노력 속에 다시 강으로 돌아갔다.
영국 체스터동물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멕시코에서 멸종 물고기가 귀환했다"며 1천500마리 넘는 '테킬라 물고기'(학명 Zoogoneticus tequila)가 최근 멕시코 할리스코주 강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서식지 주변에 있는 테킬라 화산을 따서 이름 붙여진 이 물고기는 몸길이가 최대 7㎝에 불과한 소형 어종이다. 외래어종 유입과 수질 오염으로 지난 2003년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동물원은 설명했다.
테킬라 물고기의 귀환을 이끈 것은 연구자들의 오랜 보존 노력이었다.
물고기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 전인 1998년 멕시코 미초아칸대 연구팀은 체스터동물원으로부터 테킬라 물고기 암수 5쌍을 받았다.
이 10마리는 대학 실험실에 번식하며 개체 수를 늘렸다.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전 연구팀은 물고기 40쌍을 대학 내 인공 연못에 풀어놓았고, 물고기는 4년 만에 1만 마리로 불어났다.
적응 과정을 거쳐 마침내 야생의 강으로 간 물고기들은 이미 번식까지 하며 잘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동물원은 전했다.
오마르 도밍게스 미초아칸대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멕시코에서 멸종된 어종을 다시 야생에 들여오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획기적인 사건이자 멸종위기에 놓은 다른 많은 어종 보존을 위한 중요한 선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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