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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스마트] 3×500 = 4500? 이통사·과기부 희한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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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스마트] 3×500 = 4500? 이통사·과기부 희한한 셈법
기지국 의무구축 마감 기한 하루 앞두고 공동구축 수량 중복 인정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500개씩 구축키로 한 5G 28㎓ 지하철 공동 기지국 1천500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중복으로 세어 4천500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의 이런 희한한 계산법에 힘입어 이통 3사는 5G 주파수 할당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게 됐다.
1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가 공동으로 구축할 지하철 기지국 1천500개를 5G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에 포함하기로 12월 30일 결정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는 사별로 500개씩만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과기정통부는 기지국 1천500개 모두를 3개사 각각의 회사별 성과로 중복해서 인정키로 했다.
즉 실제로 설치될 기지국은 1천500개에 불과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각 사가 1천500개씩 각각 기지국을 구축한 것으로계산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해 달라는 이통 3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런 편법 해석은 전파법에 따른 주파수 할당 취소 사태를 피하려는 이통 3사와 과기정통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통신 3사는 앞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받는 조건으로 2021년 말까지 합계 4만5천 개의 기지국을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이 의무 구축 수량을 맞추지 못하면 정부는 전파법에 따라 이들에게 할당한 주파수를 취소하거나 해당 대역 이용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통신 3사가 주파수 할당 취소를 피하려면 이들은 의무 구축 수량의 10%인 4천500대 이상을 2021년 말까지 구축해야 했다.
그러나 통신 3사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수급난으로 장비 보급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 지하철 노선에 공동구축하기로 한 5G 기지국을 의무 구축 수량으로 인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28㎓ 대역이 전파 특성상 도달거리가 짧아 B2C(기업 대 개인)보다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에 적합하고, 기지국 설치에 큰 비용이 투입돼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들 통신 3사가 기지국 구축에 난색을 보인 이유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5G 기지국의 수를 편법으로 부풀려 인정키로 했고, 원래는 지난해 말까지 만들었어야 할 기지국 구축 개수도 지난해까지 신고만 마치면 인정해주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2021년 12월 31일 오후 6시까지 각 통신사로부터 기지국 구축 계획을 받았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가 제출한 계획이 의무 구축 수량을 넘기면 이를 인정해주고, 향후 이들의 구축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주파수 재할당 당시 공동구축을 각사의 구축 수량으로 인정한 전례가 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어떻게 보더라도 상식에 어긋나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하철 기지국 공동 구축을 허용해준다고 해서 할당 취소를 면제시켜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4월 말까지 이행실적을 점검해 이들의 기지국 설치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의무 구축 수량 10% 기준을 맞췄다고 해서 무조건 할당 취소를 면하는 게 아니며, 평가 점수 30점을 맞추지 못하거나 30점을 넘기더라도 시정 명령 등의 조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방법들이 통신 3사의 기지국 구축을 독려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과기부 관계자는 "지하철 28㎓ 5G 서비스는 와이파이 형태로 국민이 사용하기 좋아 국민의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주파수 망 투자로 5G 생태계 활성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정책 결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는 정부와 협력해 28㎓ 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28㎓ 대역 활성화를 위해 장비, 단말, 서비스 등 관련 생태계 구축과 B2B 분야의 실질적인 수요가 필요한 만큼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정부와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jung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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