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아버지" 투투 대주교 안치된 성당에 긴 조문행렬(종합)
소박한 소나무관에 튤립 한다발…"압사사고 막으려 조문 일정 하루 연장"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고(故)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의 시신이 장례식을 이틀 앞둔 30일(현지시간) 케이프타운의 세인트 조지 성공회 대성당에 안치됐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투투 대주교는 생전에 아파르트헤이트(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펼쳤던 이 성당에서 이틀간 국민과 작별 인사를 한다.
투투 대주교의 시신이 누운 소나무 관 위에는 별다른 장식 없이 한 다발의 카네이션이 놓였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공로에 비해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그의 후임인 타보 막고바 주교를 비롯한 동료 사제들과 부인 레아 투투 여사가 함께했다.
또 성당 밖에는 새벽부터 많은 사람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섰다. 로이터 통신은 조문 행렬이 수백 미터에 달했다고 전했다.
조문 행렬에 동참한 의사 란달 오르텔은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그는 나의 롤모델 중 하나다. 그의 평생 업적을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사촌들과 함께 새벽 5시에 도착해 차례를 기다렸다는 아만다 음비크와나는 "타타(아버지)가 한 일들을 알고 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일어섰고, 그 덕분에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에서 그를 기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에 동참했던 운동가 크리스 니쎈도 "그는 언제나 목소리가 없는 자들의 목소리였다"고 투투 대주교를 추억했다.
장례위원회는 일반인 조문 기간을 애초 계획보다 하루 더 연장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의 조문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세인트 조지 성당의 길모어 프라이 신부는 AFP 통신에 "(많은 사람이 몰려)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문 일정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일반인 조문 이후 투투 대주교의 시신은 화장 절차를 거쳐 매장될 예정이며, 다음 달 1일 장례미사가 봉헌된다.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투투 대주교는 지난 26일 케이프타운의 한 요양원에서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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