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쪽지처방' 관행 없앤다…공정경쟁규약 마련
안내서에 '처방' 단어 사용 금지…금품류 제공행위별 가이드라인
(세종=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홍삼, 비타민, 오메가3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제조·수입·판매하는 업체들이 '쪽지 처방' 등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자율 규제 방안을 담은 공정경쟁규약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심사를 요청한 '건강기능식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그간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쪽지 처방' 문제는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로 지적돼왔다.
쪽지 처방은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처방전과 유사한 양식에 자사 제품 이름을 적은 것을 의료인이 사용하도록 해, 마치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사야 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규약은 판매촉진 자료 및 안내서에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현 사용을 제한하고, 영업자가 '처방, '처방전' 등의 단어를 쓴 안내서를 보건의료 전문가, 요양기관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의료인, 병·의원에 금품류 등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의 유통·판매 등을 위한 계약을 맺고 명시된 조건에 따라 정상적인 거래 관행상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지급하는 것은 허용키로 했다.
금품류 제공행위는 견본품 제공, 기부행위, 학술대회 개최·운영 지원, 제품 설명회, 전시·광고, 강연·자문 등 유형별로 나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견본품 제공의 경우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의 맛이나 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허용하되, 무상 제공을 통한 리베이트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재판매 금지, 견본품 표시 등의 원칙을 정했다.
학술대회 개최·운영 지원의 경우 영업자가 학술대회의 주제, 진행 방식, 참가자 등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반기별로 지원 내역을 협회에 통보하도록 했다.
제품 설명회의 경우 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요양기관 소속 보건의료 전문가 및 직원에 한해 경비 지원이 가능하게 하고, 동반자에 대한 제공은 금지했다.
향응 및 골프 제공 등이 우려되는 숙박 제공 설명회는 반기별로 비용 결산 내역을 협회에 통보토록 했다.
건강기능식품협회 내 규약심의위원회 위원 5명 중 3명 이상을 외부 인사로 구성해 자율감시기능의 투명성을 높이도록 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규약은 하위 규정 제정 등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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