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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센스타임 美 제재에도 공모자금 8천억원 확보
미 투자자들 빠져나갔지만 중국 당국 지원 속 IPO 성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기업인 센스타임(Sense Time·商湯科技)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에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8천억원대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29일 중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센스타임은 30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센스타임은 전날 낸 공고에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 하단인 3.85홍콩달러(약 585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IPO를 통해 총 15억주의 신주를 발행, 57억7천500만 홍콩달러(약 8천785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센스타임은 당초 지난 17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재무부가 지난 10일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인권 유린과 관련된 투자 제한 블랙리스트에 이 회사 이름을 올리면서 계획이 다소 어그러졌다.
이 회사는 상장 절차를 일시 중지시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IPO 절차를 재개했다.
미국의 제재에도 센스타임은 당초 계획한 공모가 희망 밴드와 신주 발행 규모를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가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미 기초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하고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은 총 9개 기관 중 Wt뮤추얼펀드 등 4개 외국 투자기관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상하이인공지능펀드, 상하이자동차,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등 정부의 전략산업 육성 펀드와 여러 국유기업들이 기초 투자자로서 최초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거나 새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전체 상장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
기초 투자자로 참여한 10개 기관이 내는 자금은 총 5억1천200만 홍콩달러로 전체 신주 발행가의 10분의 1 수준에 달한다.
2014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탕샤오 등이 설립한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영상 분석,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의 AI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얼굴 인식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센스타임이 중국의 '디지털 독재'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 회사에 이중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10월 미국 정부는 신장 내 소수민족 탄압에 이 회사의 얼굴 인식 기술 등이 활용됐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들이 센스타임과 원칙적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부과했고 바이든 정부는 이번에 자금줄을 겨냥한 새 제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센스타임의 이번 상장은 미국 자금 유입을 차단하는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중국 첨단 기업이 당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 정부의 직접적 힘이 닿지 않는 홍콩 증시에서 연구 개발과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될 전망이다.
미중 신냉전 와중에 중국은 민감한 분야의 자국 첨단 기업이 과거처럼 미국으로 가서 상장하는 대신 홍콩 또는 본토 증시에 상장하도록 강력히 유도하고 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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