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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대선 앞 부동산 감세 경쟁…불확실성 해소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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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대선 앞 부동산 감세 경쟁…불확실성 해소 대책 내놔야



(서울=연합뉴스) 여야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27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하거나 납부를 미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도소득세와 관련해서는 집권 후 다주택자의 세금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내년도 세금 계산 때 올해 공시 가격을 적용해 종부세와 재산세 등을 한시적으로 동결하는 한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최대 2년간 유예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동산 문제가 현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과연 이런 땜질식 처방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국가 정책의 신뢰성 훼손까지 무릅쓰고 쏟아내는 선거용 대책이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표가 급하다고 공동체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부동산 불패' 신화를 부추기는 것 또한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의 자세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정부가 지난 5년 가까이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투기꾼에게는 막대한 불로소득을, 일반 서민에게는 '벼락 거지'라는 절망감을 안겨주는 동안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던 민주당의 최근 움직임은 무척 당혹스럽다. 정부는 집권 초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뚜렷했는데도 공급을 늘려 수급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을 일부 투기 세력의 장난으로 인식하는 듯 대처했다. 신규 공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기존 주택이라도 매물로 나오도록 유도하려면 보유세를 높이되 거래세는 낮춰야 하는데 양쪽 모두를 틀어막았다. 그 결과는 집값 폭등과 자산 양극화 심화로 나타났다. 이제는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이었겠으나 그렇지 못했다면 집값 상승이 한계에 이른 지금은 정책의 일관성이라도 유지해 오른 집값의 일부라도 환수하는 것이 차선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집값을 한껏 올려놓고, 이제 와서 양도세를 낮추겠다는 것은 다주택 불로소득자를 위한 맞춤형 정책일 뿐이다. 그동안 수십차례의 헛발질로 집값이 끊임없이 오르는 사이 이 후보나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에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여야의 대선 유력 후보가 하나같이 양도세를 낮추겠다고 하니 다주택자들로서는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시장에 집을 내놓을 이유가 없어졌다. 실제로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에 불과할 정도이다. 사실상 매매가 끊긴 셈이다. 민주당은 이날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법안도 발의했는데 올해 납부분부터 소급 적용해 이미 낸 세금까지 돌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이 후보의 말대로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나 세금 정책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돼서야 어떻게 정부 정책을 믿고 행동할 수 있겠는가. 여야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선 후 부동산 관련 세금의 완화가 불가피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여야, 그리고 가능하면 양당 후보까지 머리를 맞대 정책의 신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질서 있게 연착륙시킬 방안을 짜내야 한다. 부동산 세제 문제는 차기 집권 세력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정부 태도 역시 무책임하다. 아직 대선까지는 2개월, 새 정부 출범까지는 4개월 이상 남아 있다. 부동산 시장도 변곡점을 향하고 있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대책이 조속히 나오길 바란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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