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9∼16% 인상…1·2세대 평균 15%대(종합)
업계 "필요 인상분의 일부만 반영"…4세대 전환에 50% 한시 할인
3∼5년 주기 갱신 도래 가입자, 인상률 한번에 반영돼 크게 올라
업계 "내년에도 2조원대 이상 적자 예상…고통분담 차원에서 인상 제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내년 실손의료보험(실손) 보험료 인상률이 가입 시기에 따라 평균 9∼16%로 결정됐다.
이는 연령 상승에 따른 인상률을 제외한 것으로 3∼5년 주기 갱신이 도래한 가입자는 연령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인상률이 3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보험료가 내년에 보험업계 전체로 평균 15%대 인상된다.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2천700만명, 올해 6월까지 공급된 3세대 가입자는 약 800만명이다.
앞서 보험업계는 올해 3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을 고려해 1·2세대 실손보험 모두 상한선 25%에 가까운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소수 가입자와 일부 의료계의 도덕적 해이로 비롯된 만성 적자를 전체 가입자에 전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치솟는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금융당국 의견과 여론을 반영해 1·2세대 인상률이 평균 15%대로 결정됐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보험료율이 국민의 실생활과 관련된 보험일수록 합리성을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1·2세대 상품은 2019년부터 4년 연속으로 평균 9.9% 이상 보험료가 오르게 됐다.
갱신 주기가 5년인 초기 가입자들은 2017∼2021년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데다 연령 인상분(1세당 평균 3%포인트)까지 더해지면 인상률이 30%를 웃돌게 된다. 40대 이하 가입자는 30% 이상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50대 이상 고령층 가입자를 중심으로 '보험료 폭탄'으로 느껴질 정도의 고지서를 받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4월 이후 공급된 '3세대' 신(新)실손보험은 '안정화 할인 특약'이 종료돼 평균 8.9%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안정화 할인 특약은 2020년 1·2세대 보험료를 10%가량 올리는 대신에 3세대 보험료를 1년간 할인한 조처다. 한시 할인이었으나 올해까지 2년 연속 적용됐다.
3세대 실손보험은 출시 만 5년이 지나지 않아 현재까지 연령 인상분 외에 보험료가 오르지 않았지만, 안정화 할인 종료로 내년에 처음 보험료가 오른다.
보험업계는 이와 함께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파격' 조처도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운영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도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인상폭을 제한하고 전환 할인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내년 보험료 인상률이 보험업계가 당초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준의 60% 선에서 결정됨에 따라 실손보험의 '만성 적자'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세대 인상률이 평균 15%대로 억제돼 내년 손해액도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실손보험 지속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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