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응시자 42% 몰린 중국 대학원 시험…이상과열 우려 목소리
5년 만에 2배로 급증…"고등 실업자 양산" 우려
시안 48시간 이내 2차례 음성 판정 받아야 입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457만명이 몰려 역대 최다 응시자를 기록한 중국의 내년도 대학원생 모집 시험이 25일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시험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 엄격한 방역 지침이 내려진 가운데 오는 27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관찰자망(觀察者網) 등 매체들은 이날 시작된 내년도 대학원생 모집 시험에 457만명이 응시, 또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응시자 수는 작년 377만명보다 80만명(21%) 늘어난 수치다.
2017년도 시험에 200만명을 돌파한 대학원생 응시자는 2020년도에는 300만명을 넘어섰고, 이번에 400만명도 훌쩍 뛰어넘었다.
2015년 이후 7년 동안 응시자 연평균 증가율은 15.8%에 달했다.
올해 응시자 수는 지난 6월 치러진 중국의 대입 시험 가오카오(高考) 응시자 1천78만명의 42%에 달한다.
해마다 대학원 진학 희망자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최근 중국에서 고급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유학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국내 대학원 진학으로 방향을 튼 대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역설적으로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취업이 안 되니 '스펙'을 쌓기 위해 경쟁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모에 의존하며 자립하기를 꺼리는 젊은 층이 도피처로 삼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원 진학 이상 과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위챗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대학원 응시자가 대학 입시의 절반가량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무작정 들어가고 보자는 쏠림 현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 되니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인데 이렇게 많은 대학원생이 졸업하고 모두 취업할 수 있겠느냐"며 "공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한데 고등 실업자들은 넘쳐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 당국은 예비 시험장과 격리 시험장을 따로 설치하는 등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이번 시험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저장(浙江)성에서는 14일 이내 외지에 다녀온 수험생은 48시간 이내 핵산검사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입실이 허용됐다.
코로나19로 외지에서 격리 조치돼 있는 400여명은 격리된 지역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이는 중국 시험 사상 첫 사례다.
도시를 전면 봉쇄해 모든 주민의 외출을 막은 산시(陝西)성의 성도(省都) 시안(西安)에서는 48시간 이내 2차례 핵산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을 받은 결과서를 요구했다.
시안을 제외한 산시성 다른 지역에서도 48시간 이내 실시한 핵산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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