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외출금지 발표에 중국 시안 마트 생필품 동나
방역 혼선 불만도…"방역 수칙 오락가락, 이틀째 기차 못 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도시 봉쇄 조처가 내려진 중국 시안(西安)에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산시(陝西)성 시안시는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 1천300만명의 외출을 전면 통제하는 봉쇄 조처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해야 하고, 모든 가정은 이틀에 한 번, 1명만 생필품 구입을 위해 외출이 허용된다는 내용이다.
또 장거리 운행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생필품과 방역물품 운송을 제외하고는 시외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다. 불가피하게 외지로 나가려면 소속 기관의 승인과 48시간 이내 핵산검사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앞서 시안시는 지난 20일 모든 학교의 등교를 중단시키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고, 18일부터는 사흘마다 모든 주민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방역 강화 조처가 발표된 뒤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관찰자망(觀察者網)은 지난 22일 오후 마트와 시장마다 라면과 채소 등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순식간에 물품이 동났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가족 3명이 모두 나와 물건을 고르고 30분을 기다렸으나 사람들이 많아 결제를 못했다"고 말했다.
시안 당국은 생필품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방역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거나 방역 수칙 적용이 달라 혼선을 빚기도 했다.
지난 21일 시안의 건강 QR 코드의 작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큰 혼란이 생긴 가운데 한 업체에서 직원에게 손을 들어 맹세하게 하고 출입을 허용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돼 눈길을 끌었다.
한 네티즌이 22일 소셜미디어에 방역당국의 혼선으로 이틀째 열차를 타지 못한 사연을 소개한 글을 게시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1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 핵산검사를 받고 12시간 뒤 결과가 나와 다시 1시간 기다려 열차 표를 샀는데 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면 제다오(街道·중국의 최일선 행정단위)의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썼다.
이어 "제다오에 갔더니 증명서가 필요없다고 해 빈손으로 왔으나 역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돌려보냈다"며 "이러는 사이 24시간이 지나 핵산검사 결과서가 쓸모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 핵산검사 결과가 나와 제다오에 갔더니 취(區) 승인서를 받아오라고했고, 제다오와 취를 오가는 사이 또 24시간이 지나 핵산검사가 무효가 됐다"고 토로했다.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치르는 대학원생 시험 응시자들은 "외출이 전면 금지되면 시험장에는 갈 수 있는 것이냐"며 불안해했다.
시안에서는 이번 시험에 13만5천여명이 참여한다.
교육 당국은 예비 시험장과 집단격리 시험장을 설치하는 등 방역 강화 방안은 발표했으나 응시생들의 외출 허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시안에서는 확진자가 지난 17일 17명, 18일 10명, 19일 21명, 20일 42명, 21일 52명, 22일 63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2일 시안 확진자는 중국 전체 확진자(100명)의 절반을 넘는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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