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금융권의 기업 부동산대출 급증세…위험관리 필요"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 부동산대출 늘려…감독 강화해야"
"경기 회복·수익성 개선에 기업 대출 위험성은 낮아져"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급증세를 지속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한국은행의 우려가 제기됐다.
한은은 23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은행금융기관(이하 비은행) 기업 대출 취급 현황 및 증가세 지속 배경'을 분석하고 이처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비은행 기업 대출은 512조2천억원으로, 2016년 이후 350조8천억원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22.3%에 달했다. 은행권 기업 대출 증가율이 같은 기간 연평균 6.4%에 그친 것과 대조하면 크게 늘었다.
비은행 기업 대출 증가는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6년 이후 올해 9월까지 상호금융권의 기업 대출은 209조원 늘어 전체 비은행 기업 대출 증가액의 59.6%를 차지했다.
그 외 여신전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의 기업 대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건설업 등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이 비은행 기업 대출의 증가를 주도했다.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비은행 대출 통계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비은행 기업 대출이 277조7천억원 늘었는데, 이 중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이 60.8%(169조원)를 차지했다.
한은은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 등으로 부동산 매입·개발 수요가 늘어난 게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대응해 비은행권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부동산 관련 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것도 대출 증가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상호금융·저축은행은 은행권과 비교해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여신전문금융기관은 자금조달 안전성이 낮다는 점에서 경제 여건 변화 시 기업 대출 부실화에 따른 충격이 여타 기관에 비해 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업 대출 취급 행태 및 심사 역량을 재점검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위험성이 높은 기업 대출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 대출 전반에 관해선 위험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중소기업,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기업 부문 부실 위험이 다소 커졌으나, 최근에는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 부문 전반의 부실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업 부문의 평균 부실 위험은 1.89%로, 지난해 말(3.19%) 보다 하락했다.
외부감사대상 기업 중 부실 위험기업 비중은 4.7%(107개)에 불과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오히려 양호해진 상황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회복 양상이 업종 간 불균등하게 나타났으며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병목, 코로나19 재확산 등 기업 부문의 부실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잠재 리스크 요인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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