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예산 막는 美 민주의원에 "입당해달라"…공화, 러브콜
맨친 이동시 공화당 상원 다수석 탈환…본인은 입당에 거리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통하는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이 공화당의 입당 러브콜을 받고 있다.
맨친 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성 예산 반대 입장을 밝힌 뒤 민주당에서 궁지에 몰리자 공화당이 이 기회를 놓칠세라 입당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맨친 의원이 공화당에서 편안함을 더 많이 느낄 것이라며 입당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맨친 의원을 상대로 퍼붓는 독설에 충격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 의원도 21일 자신이 맨친 의원에게 "민주당이 당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당신을 원한다"며 입당을 권유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맨친 의원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 추진해온 사회복지성 예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초 3조5천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제시했다가 맨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수개월 간 이어진 협의 끝에 절반인 1조7천500억 달러로 대폭 줄인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불편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백악관은 그간 협의해온 내용과 다른 태도라면서 맨친 의원이 약속을 어겼다는 취지로 장문의 반박 성명까지 냈다.
맨친 의원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 것은 상원 의석이 무소속 포함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양분돼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입장에선 맨친 의원이 입당하면 상원 다수석 지위를 얻어 바이든 대통령과 입법 및 정책 대결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선다.
맨친 의원은 공화당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당적 이동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올 초 민주당을 떠날 의향이 없고, 민주당이 원하지 않는다면 무소속으로 바꾸겠지만 민주당 의원모임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도파'로 통하는 맨친 의원은 총기나 낙태 문제에서 보수 성향의 공화당과 가깝지만 사회경제적 이슈에서 정부의 역할에 관해서는 친정인 민주당과 좀더 폭넓은 견해를 공유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맨친 의원은 보수세가 강한 웨스트버지니아의 주지사를 거쳐 2010년부터 이 주를 대표하는 상원 의원을 지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맨친 의원과 합의 도출이 안돼 연내 예산안 처리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연초 통과를 목표로 계속 협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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