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1년] ① 47년 동거 후 결별…유럽이 아닌 영국
정치·경제적 독립성에 의의…'글로벌 브리튼' 목표
EU와 긴장 고조…북아일랜드 협약·어업권 등 갈등
[※편집자주= 영국은 2020년 12월 31일 유럽연합(EU)에서 분리되는 '진짜' 브렉시트 단행했습니다. 홀로서기에 나선 영국의 지난 1년 행보와 국내외 갈등 상황, 앞으로 과제 등을 짚어봤습니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이 바다 건너 유럽 국가들과 47년 동거를 마치고 홀로서기를 한 지 1년이 됐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장벽이 생겼고, 영국은 '글로벌 브리튼'(GB)을 내세우며 국제사회에서 개별 국가로서 존재감을 키우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영국과 EU의 관계가 깔끔히 정리되지 않아 갈등이 계속되고 영국은 유럽인들이 빠져나간 일자리를 채우지 못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국민투표부터 진짜 브렉시트까지
영국은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영국 전체 유권자 4천650만명 중 72.2%가 참가했고 그 가운데 51.9%인 1천740만명이 독립에 표를 던졌다.
이후 험난한 협상 과정을 거쳐서 2020년 1월 31일 오후 11시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으로 영국은 드디어 EU를 공식 탈퇴하고 전환기간에 돌입했다.
그러나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영국과 EU가 이 기간에 타결짓기로 한 새 미래관계에 관한 협상에서는 마감이 다가오도록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노 딜' 우려가 컸다.
양측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겨우 합의에 도달했고 2020년 12월 31일 오후 11시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떨어져나오는 '진짜' 브렉시트가 단행됐다.
이로써 영국과 EU 사이 상품 이동에 통관 및 검역 절차가 생기고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됐다. 영국이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7년만이다.
◇영국, 독립에 의의…국제사회 존재감 키운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정치·경제적 독립성을 갖게 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영국 정부는 1년 전 성명에서 "다시 재정과 국경, 법, 통상, 수역의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독립된 교역국가로 세계의 파트너들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좋은 기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올 한 해 EU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으로서 6월에 콘월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11월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대규모로 진행하며 국제적 리더십을 보여주려 했다.
홍콩과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문제 삼아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한국을 'G7+4'에 포함해 G7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 등에 초청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주유대란…EU와 이혼서류 수정 갈등
영국은 구멍이 많은 상태에서 브렉시트를 맞았다. 관련 논의는 수년 전 시작됐지만 구체적 윤곽이 임박해서야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1월 EU 체제에서 벗어날 때 수출입·통관 등에서 세부 지침이나 양식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현장에서 혼란이 컸다.
브렉시트 파장은 사회 전반에 미쳤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풀리고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기 시작하자 일손 부족 문제가 불거졌다.
값싼 유럽 인력이 빠진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탓에 기존의 트럭 운전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급기야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EU와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양측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은 북아일랜드가 EU 단일시장에 남도록 한 북아일랜드 협약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프랑스는 어업권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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