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실상 기준금리' LPR 0.05%p 인하…20개월만(종합)
작년 4월 이후 첫 인하…경기 급랭 우려에 '안정 최우선' 행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경기 급랭 우려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안정'을 최우선 경제 정책 기조로 제시한 가운데 기준금리 성격인 대출우대금리(LPR)가 소폭 하향 조정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2월 1년 만기 LPR가 전달의 3.85%보다 0.05%포인트 낮은 3.80%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LPR 인하는 작년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1년 만기 LPR는 작년 4월 이후 줄곧 3.85%를 유지해왔다.
다만 이달 5년 만기 LPR는 4.65%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인민은행은 밝혔다.
인민은행은 매달 20일 18개 시중 은행의 LPR 보고 값 평균을 고시하고 전 금융기관이 이를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한다.
명목상으로 LPR는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한 것이지만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조절 등 각종 통화정책 도구와 정책 지도 기능을 활용해 LPR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시중에서는 사실상 중앙은행이 LPR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6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19년 8월 현재의 LPR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는 경제 전반에 끼치는 파급력이 큰 공식 기준금리에 변동을 주지 않으면서도 시중 금리를 미세 조절하기 위한 수단이다.
기준금리는 한번 조정 때마다 상하로 0.25%포인트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LPR은 최소 0.05%까지도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이 그간 사용을 꺼리던 LPR 인하 카드를 꺼낸 것은 그만큼 경기 안정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디폴트 사태로 부각된 부동산 산업 위축, 세계적 원자재 가격 급등, 전력 대란, 세계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하반기 들어 중국의 경기는 급랭하는 추세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던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 4.9%까지 주저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당국은 이달 잇따라 개최된 중국공산당 정치국 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안정'을 최우선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운 가운데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한 바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 1조2천억 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 공급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 강도는 경기 둔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한적 수준일 뿐 전면적 경기 부양 수준으로는 보기 어렵다.
2019년 8월 현행 제도 도입 이후 당국은 한 번에 LPR를 0.05∼0.20%포인트씩 내렸는데 이달 0.05%포인트 인하는 이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높아진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로 본격 전이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중국 당국이 경기 안정화를 위해 강도 높은 통화 완화 정책을 펼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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