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호주 NSW주, 신규 확진자 급증에 '곤혹'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시드니가 주도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최근 마스크 착용을 포함, 기존의 봉쇄 조처를 대폭 완화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NSW주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80~90%에 도달하면서, 지난 6월 '델타 변이'로 석달 넘게 시행한 고강도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일상 회복을 추진하던 참에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을 맞이한 상황이다.
19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이날 NSW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천566명으로 하루 만에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14일(804명)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는 모두 313명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연말을 맞아 각종 파티와 모임에 참여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지난 15일 NSW주 정부는 마스크 착용·실내외 집합·QR 코드 게시·백신 접종 미완료자의 소매 활동 등에 대한 제한을 대부분 예정대로 완화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뒤인 16일 신규 확진자가 2천명을 돌파하자 방역 조치 완화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의료 전문가들은 도미니크 페로테이 NSW주 총리에게 실내에서 얼굴 마스크 의무 착용과 QR 코드 사용 등의 조처를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의사협회(AMA)의 오마르 코르시드 회장은 "비록 최악은 아니라도 오미크론은 여전히 많은 질환·죽음·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NSW주에서는 엄밀하게 말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오미크론의 증세가 경미하다는 예상을 바탕으로, 전체 국민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NSW주의 봉쇄 완화를 지지했던 시드니대학의 로버트 부이 교수도 "정부의 결정이 보건 전문가의 의견보다 정치적 고려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NSW주의 완화 조처는 너무 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온라인 청원 사이트(Change.org)에는 얼굴 마스크와 QR 코드 관련 제한을 복구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3일 만에 2만명 가까이 찬성 서명을 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 내각 각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페로테이 NSW주 총리는 "정부는 항상 정확한 균형에 맞춰 결정을 내려왔다"면서 제한 조처 복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NSW주의 16세 이상 백신 접종 완료율이 95%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미접종자들은 속히 백신을 맞을 것을 당부했다.
이는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해 오미크론 확산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기준으로 NSW주에서 병원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는 227명이며 28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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