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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매파 변신에 금융시장 '안도'…세계증시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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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매파 변신에 금융시장 '안도'…세계증시 상승세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내년 3번 금리인상 충분할까' 전망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을 선언하자 세계 금융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면서 '안도 랠리'로 화답했다.
하지만 연준이 가능성을 시사한 내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으로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 미국·아시아 증시 강세…채권시장은 '무덤덤'
이날 뉴욕증시는 강한 상승세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1.63%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눈앞에 뒀다. 특히 11개 업종 중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5% 각각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경제 성장의 숨통을 조이지 않으면서 물가 급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당초 내년 6월로 예정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종료 시점을 3월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또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dot plot)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를 세 차례, 2023년에도 추가로 세 차례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자산운용사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2년간 6번 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그럴 필요도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고 현재까진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불만보다도 다음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그동안 증시를 압박했다는 점에서 미 연준의 이번 발표가 증시에 희소식이 됐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문사 '코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아누 개거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시장의 반응이 "안도의 한숨과 다름없었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2.85%), 마이크로소프트(1.92%), 구글 모회사 알파벳(1.76%) 등 대형 기술주들이 금리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인 점이 눈에 띄었다.
통상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가 먼 미래에 거둘 이익을 기반으로 회사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떨어지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를 두고 시장이 금리 인상 리스크보다는 기술주의 성장세에 더 주목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투자회사 '보스턴 파트너스'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담당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 한 이들 대형 기술주들은 괜찮을 것이라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까지 도달하지 않는 한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뉴욕증시처럼 한국시간 오후 12시 49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8%),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1.78%), 한국 코스피(+0.18%), 대만 자취안지수(+0.52%) 등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 시장은 대체로 조용한 편이었다. 저널은 장·단기 미 국채의 매도세가 나왔지만 시장이 연준의 이날 성명에 거의 놀라지 않았다며, 이는 연준 관계자들이 그동안 긴축으로 전환을 암시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437%에서 1.460%로 0.023%포인트(2.3bp), 통상 통화정책 변화에 더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657%에서 0.683%로 0.026%포인트 각각 올라 상승폭이 비교적 제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경제 심리를 억누르고 있어 채권금리 상승이 억제되고 있다고도 저널은 전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0.913%보다는 상당히 높지만 올 3월 고점인 1.749%보다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 "내년 3번 인상, 인플레 대처에 충분치 않다" vs "3번 인상까지 안 갈 것"
연준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에 따라 갈렸다.
저널은 '월가에서 듣는다'(Heard on the Street)는 칼럼에서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데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변이들로 인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지 않고, 노동시장으로 복귀도 지연돼 임금이 계속 오를 수 있어 연준이 '뒷북 인상'에 나서는 형국이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연준은 그동안 경제가 비틀거릴 때까지 긴축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의 공급망 문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며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내년 중반께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벨로스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내년에 실제로 3번 인상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준이 3월 혹은 6월에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 환경이 현재 예상하는 바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벨로스는 그때 가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제 성장세가 지금처럼 유지될 수 없어 연준의 인상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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