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0일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유동성 부족 해소 기대"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이달부터 증권사 20곳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직접 참여한다. 배출권 시장 문제로 꼽혀왔던 유동성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와 배출권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이달 20일부터 증권사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허용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배출권거래 중개회사로 신청한 20개 증권사의 가입을 승인하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은 연평균 배출량에 따른 할당 대상 기업과 시장조성자(산업은행, 기업은행[024110], SK증권[001510],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된 시장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매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배출권 시장의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출권 할당 대상 기업들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예측이 어려워 잉여 배출권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판매하기보다 다음 이행연도로 넘기는 행태를 보인다. 이 때문에 항상 배출권 시장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EU는 할당량이 17억t(톤), 유통량이 90억t으로 유통량이 5배 더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할당량이 5억7천만t이고, 유통량은 이의 7% 수준인 4천만t"이라며 "제3자의 배출권 거래 시장 참여를 통해 유동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정 이베스트 연구원은 "시장에 금융투자 수요가 공급될 경우 투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 가격 왜곡 가능성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배출권 시장은 증권사의 보유 가능 물량을 20만t으로 제한했다"며 "20개 증권사가 최대한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연간 공급물량의 0.7%, 유통물량의 10% 수준이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의 가격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증권사의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참여가 성공적일 경우 시장 개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제3자의 시장참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도 EU에서처럼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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