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원은 세자녀 낳아야"…중국 관영매체 논평 논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출산율 급감에 대응해 공산당원은 세자녀를 낳아야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중국 국영 외국어출판발행사업국 산하 매체인 중국신문망은 지난달 실은 논평에서 "어떤 공산당원도 비혼이나 무자녀를 위한 핑계를 대서는 안 되며, 자녀를 하나나 둘만 낳기 위해 어떠한 변명을 대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중국공산당원은 국가의 인구 성장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져야하며, 세자녀 정책에 따라 행동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나이와 건강 문제로 자녀를 낳을 수 없는 당원은 가족과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세자녀를 갖도록 교육하고 안내하며 지원해야한다"며 "가족이나 친구가 결혼하지 않거나 출산하지 않을 때, 아무 이유없이 자녀를 하나나 둘만 낳았을 때 손놓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원은 9천500여만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논평이 지난 8일부터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퍼져나가고 있으며, 전날 오후까지 관련 해시태그가 570만회 이상 검색됐다고 10일 전했다.
다만 해당 논평의 원문은 현재 중국신문망에서는 검색이 안되는 상황이며, 논평의 스크린샷이 공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많은 웨이보 누리꾼들은 출산하지 않을 자유를 명기한 법을 인용하며 해당 논평에 충격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논평은 중국의 인구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 5월 중국이 10년 만에 발표한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2020년 출생인구는 1천200만명으로, 대약진 운동이 초래한 대기근으로 수천만명이 사망한 1961년 이후 최저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천177만8천724명으로 집계돼 여전히 14억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출산으로 '인구 절벽'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인구에서 15∼59세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은 2010년 70% 이상이었지만 지난해 63.4%까지 떨어졌다. 반면 노령화 현상의 가속화로 60세 이상은 같은 기간 13.3%에서 18.7%로 크게 올랐다.
중국 정부는 인구센서스 발표 직후 출산율 저하 대책의 일환으로 한 가정에서 세자녀까지 출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양육비 경감을 위해 사교육 시장 규제에 나섰으며 유급 출산휴가를 확대했다. 지방 정부들도 각종 출산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출생인구가 10∼20% 줄어들어 인구 감소세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트립닷컴 그룹의 공동설립자 겸 회장이자 인구통계 전문가인 제임스 량 등은 중국의 인구가 올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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