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감정 뺨치나…영·프, 갖은 분쟁 속 국민반감 증폭 추세
여론조사서 상호국에 긍정견해↓ 부정견해↑
브렉시트 후 어업권·이주민·오커스 등 화약고 산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난 이후 어업권 분쟁에 이어 이주민 갈등까지 프랑스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감정이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자국 데이터분석 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상호국에 대한 긍정적 견해가 지난 8월에서 11월까지 일제히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에 부정적 견해를 지닌 프랑스인 비율은 33%에서 42%로 늘었다. 반면 긍정으로 답한 비율은 53%에서 46%로 줄었다.
프랑스에 부정적 견해를 지닌 영국인은 같은 기간 31%에서 40%로 늘었고, 긍정적 견해는 56%에서 47%로 감소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갈등은 브렉시트 시행 이후 영불해협 내 어업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지난 9월엔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으로 호주에 대한 프랑스의 잠수함 판매 계약이 깨져 외교적 긴장이 높아졌다.
지난달 난민 보트 침몰로 촉발된 이주민 유입 공방은 양국이 참사에 대한 책임과 대책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악감정만 재확인한 사례였다.
대책 논의 방식을 두고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트위터 제의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갈등을 키웠다.
프랑스가 브렉시트 후 주권 문제를 들어 영국의 공동 순찰 제안을 거절하면서 결국 이주민 문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유고브 조사에서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EU 회원국들이 영국에 품은 반감도 노출됐다.
스페인 국민 중 영국에 반감을 표한 비율은 같은 기간 38%에서 50% 정도로 올라섰다. 같은 비율은 독일인에서도 41%에서 45%로 상승했다.
영국과 EU는 북아일랜드의 EU 시장 잔류에 합의한 북아일랜드 협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영국이 과도한 제재를 이유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EU는 영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