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려던 해외여행에 다시 오미크론 한파
각국 다시 국경 빗장…WSJ "항공·호텔 예약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은 후 백신 보급 등을 계기로 반등을 노리던 세계 여행업계에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다시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해외여행 규정을 완화하던 세계 각국이 오미크론 변이 등장 후 더 엄격한 여행제한 조치를 도입, 해외여행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은 자국민을 포함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했고 일본과 이스라엘은 거의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도 해외 여행객에게 코로나19 추가 검사와 격리 등 새 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WSJ은 추가 검사와 격리 같은 규정들은 입국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여행 계획을 더 어렵게 만들고 비용도 증가시킨다며 특히 격리 규정은 시급한 출장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연말연시 여행을 계획하던 사람들은 오미크론 변이 등장 후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면서 여행 도중에 더 엄격한 규정이 시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은 세계 곳곳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여행업체 CWT는 오미크론이 '우려 변이'로 지정된 뒤 "임박한 유럽 출장과 대규모 대면 행사 중 일부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해외 입국자들에게 10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고 서울에서 다음 주 700명 이상이 참가할 예정이던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는 사례도 WSJ은 들었다.
또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일정 등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BTS가 해외 입국자 10일 격리 규정 때문에 오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음악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도 WSJ은 연합뉴스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WSJ는 "시점이 안 맞았다"고 덧붙였다.
스위스도 20여 개국에서 오는 방문자에 대해 10일간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1월 열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9∼12일 열릴 예정이던 2021-2022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도 취소됐다.
이 같은 오미크론 한파는 호텔과 항공권 예약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이핏데이터(Yipitdata)에 따르면 지난달 21∼27일 주간 유럽지역 호텔 예약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감소했다. 이 지역 호텔 예약은 앞서 10월 말에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었다.
미국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간 항공 승객 수도 팬데믹 여행제한 조치가 해제되기 전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60% 감소했는데, 최근 35%나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출장 여행에 대한 기업 수요는 여전히 많다면서 오미크론 변이 등장 후 실제 여행계획을 취소하는 숫자가 예상보다 적으며 대부분 여행자가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 태도를 보인다.
여행사 네트워크인 인터노바 여행 그룹의 피터 블리타스 수석부사장은 "패닉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며 추가검사와 격리 등 새 규정에 따라 공항에서 3시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신속 검사 서비스 등 여행객 맞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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