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등장에 반대 의견 뒤집는 전문가들 "결국 부스터샷"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에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대해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찬성파'로 돌아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로선 다른 대안도 없고 기존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도 점차 약화하는 상황인 만큼, 부스터샷이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까지 방어하는 사실상의 유일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설령 부스터샷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해도 항체의 양을 늘리면 적어도 바이러스 확산의 속도를 일정 부분 억제함으로써 백신 제조사에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뉴욕 벨뷰 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가운더 박사는 부스터 샷에 대한 기존의 반대 의견을 철회했다.
가운더 박사는 이날 NYT에 "내가 부스터 샷에 대해 실수를 했을 수 있다"며 "만에 하나 부스터 샷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율적이지는 못하더라도, 항체 숫자가 많으면 그 자체로 바이러스를 압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19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이 극히 일부의 경우이긴 하지만 젊은 남성의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데도 부스터샷 대상을 전체 성인으로 확대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지적을 했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카밀 코튼 박사는 "생각을 바꿨다. 위험과 이득을 따져봤을 때 부스터샷 접종이 좋다는 생각"이라며 "대학생 아들들에게도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코튼 박사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이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률을 끌어올릴 가장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코넬 대학병원의 바이러스학 전문가 존 무어 박사는 "아직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오미크론은 인체의 항체에 저항하는 강력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가 접종은 합리적이다. 방어력을 더 갖춘다고 다른 누구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세계보건기구(WHO)는 부스터샷 확대에는 미온적이다.
WHO는 선진국이 부스터 샷 접종으로 백신을 독식해버리면, 아직 접종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일부 빈곤 국가의 접종률은 하염없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광범위로 확산하다 오미크론과 같은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이크 라이언 WHO 국장은 "부스터샷이 더 강력한 방어력을 제공한다거나, 건강한 사람의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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