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세안에 '러브콜'…동아태차관보, 인니 등 4개국 순방
아세안 사무총장 등 면담…워싱턴서 미-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추진 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4개국을 순방하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관계증진 행보에 나섰다.
1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지난달 28∼30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방문한 데 이어 이번 주말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의 수도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자카르타에서 마헨드라 시르가 인도네시아 외교 차관,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등과 만났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전날 자카르타의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이미 아세안 지역에서 교역, 투자, 안보에 있어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미국의 존재감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복잡한 관계이지만 책임감 있고 건강한 경쟁을 원한다며, 아세안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 하나만 고르라거나 미국을 선택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세안 주재 미국 대표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아세안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수호하고, 코로나 팬데믹, 기후변화 위기 등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마닐라 회의를 끝으로 아세안 정상회의에 줄곧 불참했고, 주 아세안 미국 대사도 임명하지 않는 등 아세안 국가들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0월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지역 발전을 위해 1억200만달러(한화 약 1천190억원)의 신규 지원을 약속하는 등 부쩍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대 중국 견제를 외교·안보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 강화를 전방위로 추진해 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약속하고,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미-아세안 정상회의를 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소식통들은 미국이 내년 1월 셋째 주에 워싱턴에서 정상회의를 대면으로 열자고 제안해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으나, 미 정부가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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